허슬두 ‘출루머신’ 정수빈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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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30일 07시 00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부상 위험이 높은 데다 실질적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지만, 두산 정수빈(왼쪽)은 반대 논리를 편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예찬론자’ 정수빈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KS 5차전 1회말 2루수 땅볼을 때린 뒤 1루서 세이프되고 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만든 내야안타였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부상 위험이 높은 데다 실질적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지만, 두산 정수빈(왼쪽)은 반대 논리를 편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예찬론자’ 정수빈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KS 5차전 1회말 2루수 땅볼을 때린 뒤 1루서 세이프되고 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만든 내야안타였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5차전서도 2루수 땅볼 후 몸 던져 세이프

두산의 정신은 ‘허슬(hustle)’이다. 승리를 위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며 온몸을 던지자는 자세다.

올해 포스트시즌 동안 이 캐치프레이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주인공은 정수빈(23)이다. 준플레이오프(준PO) 때는 조금 무리인 듯한 주루로 몇 차례 아웃되기도 했지만, 이런 플레이가 동료들에게 던진 메시지의 반향은 컸다.

28일 한국시리즈(KS) 4차전 때도 1회 기습번트 후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해 안타를 만들었다. 결국 그는 선취점이자 결승점까지 올렸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근성을 상징하는 한편으로 큰 부상을 불러올 수도 있어 양날의 칼로 통한다. 추신수(신시내티)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부상을 당했고, 이번 KS에서 삼성 박한이도 손가락을 다쳤다. 특히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이 과연 효과가 있는가’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정수빈은 29일 잠실에서 열린 5차전을 앞두고 “오늘도 기회가 되면 망설임 없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기습번트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에이스가 출동하는 포스트시즌에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상대 내야를 흔들고 투수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한다. 늘 부상 위험이 따르는 것이 큰 단점이지만, 정수빈은 대비책도 갖고 있었다. 그는 “한 시즌에 기습번트안타를 10개 정도 성공시키고 있다. 타자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나 같은 경우 살 것 같다는 확신이 들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한다. 확실히 좀더 빠르다. 자주 시도하기 때문에 부상을 피하는 방법도 어느 정도 깨달았다”며 근성의 상징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예찬했다. 5차전에서도 정수빈은 공언 한대로 1회 2루수 땅볼을 치고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해 살았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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