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신나게 때리고도 페루와 0대0…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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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침묵… 4경기째 승리 없어
포백 수비라인은 합격점

골 결정력 부재를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만 다시 확인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의 친선경기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0-0으로 비겼다.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 4경기째 승리 없이 3무 1패를 기록했다. 페루와는 1971년 방문 패배(0-4) 이후 42년 만의 맞대결이었다.

페루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로 한국(56위)보다 34계단이나 높았지만 이날은 그다지 강호답지 않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티켓 4.5장이 걸린 남미 예선에서 7위를 하고 있어 다소 의기소침해 있는 데다 시차 적응도 잘 안돼 몸이 무거워 보였다. 페루는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이후 단 한 번도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홍 감독은 “이젠 꼭 이기고 싶다”고 밝히며 승리를 위한 전략을 짰지만 쉽지 않았다. 김동섭(성남)을 최전방에, 이근호(상주)를 처진 스트라이커에 세운 한국은 좌우 날개에 윤일록(서울)과 조찬호(포항)를 포진시켜 중앙 미드필더 하대성(서울)과 이명주(포항)의 공수 조율 속에 페루를 공략했다. 이근호와 조찬호, 윤일록은 빠른 돌파로 기회는 많이 만들었지만 골로 연결하진 못했다.

전반 8분 왼쪽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이근호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찬 볼이 상대 골키퍼 라울 페르난데스의 손에 걸렸고 5분 뒤 비슷한 곳에서 다시 이근호가 찬 로빙 볼을 상대 수비가 머리로 받아냈다. 윤일록은 전반 23분부터 6분간 3차례의 슈팅을 날렸지만 역시 골키퍼 선방에 걸리거나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한국은 후반에 김동섭을 빼고 조동건(수원)을 투입해 골 사냥에 나섰지만 후반 12분 조찬호가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찬 볼이 골키퍼에게 막혔고 4분 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골 지역 왼쪽에서 이근호가 오른발로 갖다 댄 볼이 다시 골키퍼 손을 맞고 나가는 등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미드필드부터 골문 근처까지 만들어가는 플레이는 좋아졌지만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홍 감독은 후반에 미드필더와 공격수 6명을 모두 바꿨지만 골 맛을 보진 못했다. 한국이 이날 날린 슈팅 15개 중 8개가 유효슈팅이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2일간 준비한 모든 것을 다 보여줬지만 골을 넣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홍명보호 1기’ 때에서 김영권(광저우)만 빠진 포백 수비는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홍명보호 2기’는 해외 축구리그 일정상 국내파와 일본파로만 구성됐다. 김민우(사간도스)-황석호(히로시마)-홍정호(제주)-이용(울산)으로 이어진 수비라인은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수를 잘 막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원=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홍명보호#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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