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진욱(53) 감독은 프록터와의 재계약을 포기할 때부터 홍상삼(23)을 마무리투수로 점찍었다. 발목 수술의 여파로 시즌 초반 좀처럼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마무리는 홍상삼’이라고 못 박았다. 중간계투로만 나섰던 홍상삼은 6월 들어 살아난 직구 구위를 발판 삼아 기어이 마무리 자리에 들어섰다.
그러나 시작부터 시련이었다. 홍상삼은 6월 7∼8일 대구 삼성전에서 이틀 연속 끝내기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이틀 연속 끝내기홈런을 내주고 패전투수가 된 사례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이다.
그래도 홍상삼에 대한 김 감독의 신뢰는 여전했다. 김 감독은 “평소 (홍)상삼이는 너무 산만해 보인다. 2군에 있을 때도 불펜투구 때 공 1개 정도만 스트라이크로 들어간다. 2개가 들어가면 정말 컨디션이 좋은 날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하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집중력이 달라진다. 주자가 있는 위기 상황에선 더 강한 집중력을 발휘한다”며 홍상삼의 집중력을 주목했다.
김 감독의 믿음 속에 홍상삼은 12일 잠실 SK전에서 팀의 2-1 리드를 지켜내고 ‘터프세이브’를 올렸다. 김 감독은 “위기 상황에서도 홍상삼에게는 믿음이 간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나타냈다. 정명원 투수코치 역시 “홍상삼은 강한 정신력과 두둑한 배짱을 지닌 선수다. 좋은 마무리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홍상삼에 대해 굳은 믿음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