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스타들, 즐거운 팬들… 女농구 올스타전 볼거리 풍성

  • Array
  • 입력 2013년 1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네발자전거 경주… 미션 임파서블 게임… 하나외환 김정은 MVP 2연패

“네발자전거 무서워요” 국민은행의 외국인 선수 리네타 카이저가 20일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 앞서 열린 식전행사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어린이용 네발자전거를 타고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제공
“네발자전거 무서워요” 국민은행의 외국인 선수 리네타 카이저가 20일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 앞서 열린 식전행사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어린이용 네발자전거를 타고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제공
‘엉거주춤’ ‘느릿느릿’.

여자농구 스타들이 코트 위에서 제대로 망가졌다.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벌어진 20일 경북 경산실내체육관. 선수들은 어린이 팬들과 네발자전거 경주를 벌였다. 여자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세 경기 연속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신정자(KDB생명)도 네발자전거 앞엔 속수무책이었다. 이선화(삼성생명)는 자전거와 함께 뒤로 넘어져 팬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했다.

망가지는 데는 감독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최대 희생자는 중부 선발 위성우 감독(우리은행)이었다. 감독과 선수들이 최단시간 내에 팔굽혀펴기, 훌라후프, 제기차기, 자유투를 연속 성공시켜야 하는 협동 게임인 ‘미션 임파서블’에서 위 감독의 적은 내부에 있었다. 제자 양지희(우리은행)의 훌라후프 태업(?)으로 위 감독은 서른 번 넘게 팔굽혀펴기를 했다. 이를 지켜 본 남부 선발 임달식 감독(신한은행)은 “어깨 부상을 당했다”며 구병두 코치(KB스타즈)에게 바통을 넘기는 기지(?)로 ‘제2의 위성우’가 될 뻔한 위기를 피했다.

3점슛 대회 결선에선 박혜진(우리은행)이 ‘퀸’으로 등극했다. 예선에서 유력한 우승후보 박정은(삼성생명)을 연장전(4-3) 끝에 꺾은 박혜진은 결선에서 30점 만점에 23점을 기록했다. 3점 라인 밖 5지점에서 5개씩 슛을 쏘는 방식의 결선에서는 각 지점의 마지막 슛은 2점, 나머지 슛은 1점으로 계산됐다. 박혜진은 5지점에서 모두 마지막 슛을 성공시키는 등 18개의 슛을 림에 꽂아 넣었다. 한채진(KDB생명)이 18점으로 2위에 올랐고, 2년 연속 타이틀을 노렸던 이연화(KDB생명)는 최하점인 6점에 그쳤다. 박혜진은 “개막전을 제외하고는 이런 만원 관중 앞에 선 적이 없다. 팬이 많으니까 신이 나서 안 나오던 플레이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본경기에선 위 감독이 이끄는 중부 선발이 남부 선발을 86-80으로 꺾었다. 중부 선발 김정은(하나외환)은 16득점으로 활약하며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정은은 “하위권 팀이라 힘내라고 뽑아준 것 같다”며 “정규리그 때는 팬들과 즐기는 자리가 부족했는데 오늘은 선수들이 틈날 때마다 춤을 추는 등 팬들과 함께 즐기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경산=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여자농구#올스타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