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스타들이 코트 위에서 제대로 망가졌다.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벌어진 20일 경북 경산실내체육관. 선수들은 어린이 팬들과 네발자전거 경주를 벌였다. 여자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세 경기 연속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신정자(KDB생명)도 네발자전거 앞엔 속수무책이었다. 이선화(삼성생명)는 자전거와 함께 뒤로 넘어져 팬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했다.
망가지는 데는 감독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최대 희생자는 중부 선발 위성우 감독(우리은행)이었다. 감독과 선수들이 최단시간 내에 팔굽혀펴기, 훌라후프, 제기차기, 자유투를 연속 성공시켜야 하는 협동 게임인 ‘미션 임파서블’에서 위 감독의 적은 내부에 있었다. 제자 양지희(우리은행)의 훌라후프 태업(?)으로 위 감독은 서른 번 넘게 팔굽혀펴기를 했다. 이를 지켜 본 남부 선발 임달식 감독(신한은행)은 “어깨 부상을 당했다”며 구병두 코치(KB스타즈)에게 바통을 넘기는 기지(?)로 ‘제2의 위성우’가 될 뻔한 위기를 피했다.
3점슛 대회 결선에선 박혜진(우리은행)이 ‘퀸’으로 등극했다. 예선에서 유력한 우승후보 박정은(삼성생명)을 연장전(4-3) 끝에 꺾은 박혜진은 결선에서 30점 만점에 23점을 기록했다. 3점 라인 밖 5지점에서 5개씩 슛을 쏘는 방식의 결선에서는 각 지점의 마지막 슛은 2점, 나머지 슛은 1점으로 계산됐다. 박혜진은 5지점에서 모두 마지막 슛을 성공시키는 등 18개의 슛을 림에 꽂아 넣었다. 한채진(KDB생명)이 18점으로 2위에 올랐고, 2년 연속 타이틀을 노렸던 이연화(KDB생명)는 최하점인 6점에 그쳤다. 박혜진은 “개막전을 제외하고는 이런 만원 관중 앞에 선 적이 없다. 팬이 많으니까 신이 나서 안 나오던 플레이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본경기에선 위 감독이 이끄는 중부 선발이 남부 선발을 86-80으로 꺾었다. 중부 선발 김정은(하나외환)은 16득점으로 활약하며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정은은 “하위권 팀이라 힘내라고 뽑아준 것 같다”며 “정규리그 때는 팬들과 즐기는 자리가 부족했는데 오늘은 선수들이 틈날 때마다 춤을 추는 등 팬들과 함께 즐기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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