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연봉삭감…최형우 “독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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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6일 05시 00분


삼성 최형우가 2008년 신인왕 수상 이후 처음으로 연봉삭감의 한파를 맞았다. 처음 맛보는 연봉삭감을 분발의 계기로 삼겠다는 최형우다. 스포츠동아DB
삼성 최형우가 2008년 신인왕 수상 이후 처음으로 연봉삭감의 한파를 맞았다. 처음 맛보는 연봉삭감을 분발의 계기로 삼겠다는 최형우다. 스포츠동아DB
지난해보다 2000만원 깎인 2억8000만원
주장으로서 전훈 불참 부담…“일찍 사인”


“연봉삭감이 사람을 더 독하게 만드네요.”

삼성 최형우(30)는 15일 지난해 연봉 3억원에서 2000만원(6.7%) 깎인 2억8000만원에 사인했다. 2008년 신인왕 수상 후 해마다 연봉 상승곡선을 그리다 처음 겪는 연봉삭감. 그래서인지 그는 “연봉 계약 후 다들 후련하다고 하는데 솔직히 후련하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방출과 재입단, 그리고 늦깎이 신인왕.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써나가던 그는 특히 2011년에는 타율 0.340에다 홈런(30개) 1위, 타점(118개) 1위, 장타율(0.617) 1위 등 타격 3관왕에 오르며 삼성의 간판타자가 됐다. 때를 잘못 만나 투수 4관왕 윤석민(KIA)에게 밀리면서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놓쳤지만, 지난해 MVP인 넥센 박병호(타율 0.290·31홈런·105타점·장타율 0.561)와 비교해도 훨씬 뛰어난 성적이었다.

그러나 거칠 것 없어 보이던 최형우에게 시련이 닥쳤다. 지난해 시즌 초반 끝 모를 부진에 시달렸다. 5월 20일까지 타율 0.206에 홈런은 0개. 4번타자 자리도 내놓았고, 2군까지 강등됐다. 스스로 “야구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건방졌다. 생각대로 다 되는 줄 알았다. 욕심을 내다 잘못됐다”고 진단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결국 시즌 타율을 0.271까지 끌어올렸고, 14홈런, 77타점으로 마감했다. 타점은 8위까지 치고 올랐다.

그러나 구단의 연봉 책정은 냉정했다. 최형우는 동결을 주장하며 버티다 결국 자존심을 굽혔다. 올 시즌 삼성 주장에 선임된 그는 “주장이 캠프 안 가는 것도 웃기지 않느냐. 솔직히 그래서 빨리 사인했다. 이왕 계약했으니 빨리 마음부터 잡겠다”고 말했다. 전지훈련은 20일부터 시작하지만, 이날 먼저 이승엽 김상수와 함께 전훈지인 괌으로 날아갔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그 말이 의미심장했다. “연봉삭감이 더 독하게 마음을 먹게 만들었다. 작년 초반 같은 부진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 올해 한번 지켜보라.”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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