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승 중인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의 말이다. 기업은행은 11승1패(승점 32)로 리그 1위다. 2위 GS칼텍스(7승4패, 승점 21점)와 격차도 크다. 창단 후 2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기업은행은 지난해 13승17패로 리그 4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3라운드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10승 고지를 넘었다. 기업은행이 이처럼 약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먼저 윤혜숙(전 현대건설, 수비형 레프트)과 남지연(전 GS칼텍스, 리베로)의 영입을 통한 수비 안정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이 처음부터 팀에 녹아든 건 아니다. 특히 친정팀만 만나면 흔들렸다. 이정철 감독은 “뭔가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앞섰던 것 같다. 면담을 통해 부담을 털고,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수비가 안정되면서 세터 이효희와 이소진의 경기 운영도 한결 수월해졌다. 알레시아, 김희진, 박정아 등을 고루 활용하며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구사한다. 이 감독은 “알레시아가 꾸준히 제 몫을 하고, 김희진의 속공 플레이가 훨씬 좋아진 이유도 뒤에서 언니들이 잘 받아줄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공·수에서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전체적인 전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생팀의 한계였던 위기관리 능력도 좋아졌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한 번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회복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먼저 분위기를 빼앗겨도 선수들 개개인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 8연승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