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현의 가을 다이어리] 최영필의 꿈 “멋진 선수, 멋진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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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7시 00분


최영필. 스포츠동아DB
최영필. 스포츠동아DB
제 공에 자신 있었습니다. 지난해 ‘FA(프리에이전트) 미아’로 1년을 허비해야 했지만, 저를 알아봐주는 팀이 분명 있을 거라고 한순간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그런 저에게 손을 내민 이가 SK였습니다. 팀을 이적해본 경험(2000년 현대→2001년 한화)이 있고, 어느새 최고참이 된 저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모든 것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했고, 솔선수범하며 후배들에게 모범이 돼야 했습니다. 그래도 노력하는 제 모습을 기특하게 봐주신 모양입니다. 2007년(준PO) 이후 5년 만에 다시 가을무대를 밟았으니 말입니다.

지금은 벤치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후배들이 편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외적으로 독려하는 게 제 몫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우람이와 (박)희수를 보고 ‘불펜이 무너졌다’고들 하는데 아닙니다. 지금 두 선수는 굉장히 잘 하고 있습니다. PO 4차전에서 (정)우람이가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홈런은 아니었잖아요. 제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지금까지 아주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테니 축제를 즐기자”입니다. 밖에서는 잘 몰랐는데 안에 들어와 보니 SK 선수들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훈련 열심히 하고, 몸 관리 철저하고, 마인드도 훌륭합니다. 저도 이런 동료들에게, 그리고 야구를 하고 있는 아들(종현)에게 ‘창피하지 않은’ 선배, 아빠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비단 보이는 성적이 아니라 옷을 벗는 그날까지, 끝까지 멋진 선수로 남는 게 제 꿈입니다.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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