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선수들도 놀란 파워피칭 알고보니 소프트볼 대표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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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8일 07시 00분


글로리아의 에이스 전문숙 씨가 45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투구폼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 익산|김민성 기자
글로리아의 에이스 전문숙 씨가 45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투구폼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 익산|김민성 기자
■ ‘글로리아’ 에이스 전문숙씨의 특별한 ‘전항’

한국 소프트볼 1세대, 1990 아시안게임 출전


“저 투수 좀 봐. 저 공 칠 수 있겠어?”

15일 전북 익산 국가대표야구전용훈련장의 관중석이 갑자기 술렁였다. 전주와 군산 등 인근지역에서 야구장을 찾은 남자사회인팀 선수들의 시선이 한순간 몸을 풀기 시작한 글로리아 선발투수에게로 쏠렸다. 군더더기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답다’는 표현이 딱 어울렸다. 좌완투수 전문숙 씨는 멀리서 보면 프로선수라고 착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공을 던지고 있었다.

소프트볼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던 한만정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그라운드에서 전 씨와 반갑게 인사했다. 그리고 “한국 소프트볼 제1세대입니다. 공 던지는 것 보고 실제 나이 들으면 모두 깜짝 놀라요. (전)문숙 씨, 올해 몇이지?”라며 웃는다. 돌아온 대답은 “마흔 다섯이요!”

전 씨는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뛰었던 한국 소프트볼의 1세대, 그리고 최고의 선수였다. 은퇴 후에는 소프트볼 국제심판으로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 참가했다.

팀의 에이스이자 4번타자. 투구는 물론 배팅도 수준급이다. 특히 수비와 송구, 견제 등은 남자야구국가대표 감독까지 지낸 주성노 현 넥센 히어로즈 이사가 “정말 대단하다”고 인정할 정도다.

전 씨는 “소프트볼을 정말 사랑했다. 이렇게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아래에서 위로 공을 던지는 것 말고는 소프트볼 투수와 야구 투수에 큰 차이가 없다. 소프트볼도 송구 때는 오버스로로 하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웃었다. 올림픽 재진입을 위해 손잡고 뛰는 야구와 소프트볼. 전 씨의 손에서 떠난 공은 아래에서 시작됐을 때나 위에서 떨어질 때나 그렇게 늘 한결같이 뜨거웠다.

익산|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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