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INTERVIEW] 장원삼 ‘14승 최종병기’ 체인지업!…다승왕? 욕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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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7일 07시 00분


14승으로 다승 선두에 올라있는 삼성 장원삼이 데뷔 이래 첫 다승왕 등극에 바짝 다가섰다. 현재 추세로는 17∼18승이 가능할 전망이다. 장원삼이 힘차게 볼을 뿌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4승으로 다승 선두에 올라있는 삼성 장원삼이 데뷔 이래 첫 다승왕 등극에 바짝 다가섰다. 현재 추세로는 17∼18승이 가능할 전망이다. 장원삼이 힘차게 볼을 뿌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년간 준비한 체인지업 올해 재미 톡톡
등판때마다 타선 잘 터지고 불펜 더 완벽해져
승운 가득…이제 프로 첫 타이틀 욕심 생겨

다혈질 성격…경기 안풀리면 평정심 잃어

류현진·김광현보다 내가 나은 점? 예쁜 투구폼!


삼성 장원삼(29)의 다승왕 등극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올 시즌 유독 두드러진 외국인투수들의 초강세 속에서도 16일 현재 14승으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시즌 5∼6차례 정도 더 등판할 수 있어 그의 최종승수는 17∼18승이 될 전망이다. 장원삼은 프로 데뷔 후 아직까지 수상경력이 없다. 자신과 개인타이틀은 무관하다고 생각했고, 올해도 10승을 목표로 잡았다. 그런 그에게 생애 최초의 기회가 왔다. 투수라면 누구나 한번 꿈꿔봤을 다승왕이다. 그가 등판하면 타선이 터지고, 불펜진은 더욱 강력해진다. 14일 포항 한화전에서 시즌 14승을 따내고는 다승왕이 욕심난다고 했다.

○다승왕 놓치지 않겠다!

-벌써 14승이다.


“올해는 승운이 많이 따르네요. 제가 실점이 많으면 타선이 터져주고, 한 점차 승부 때는 불펜이 또 잘 던져주고요.”

-등판할 때마다 신이 나겠다.

“믿음이 생겼어요.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고. 야구하면서 올해처럼 잘 풀리는 것은 처음이에요. 마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느낌이죠.”

-윤성환이나 배영수는 득점지원이 잘 안되더라.

“형들한테 미안하죠. 형들한테 가야 할 점수가 다 저한테 오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던지고도 승운이 없는 경기를 보면 안타까워요.”

-영수나 성환이가 하는 말 없어?

“부럽다고들 하죠. 농담으로 ‘타선 터지게 하는 방법 좀 가르쳐달라’고 하는데, 그건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내년에는 형들이 타선지원 듬뿍 받을 거라고 얘기해요.”

-포항구장 개막전에서 삼진을 12개나 잡았다.

“그날은 공도 좋았고, 던지면서 삼진 욕심도 많이 냈어요. 근데 삼진을 많이 잡으니까 6회부터는 힘들더라고요. 태어나서 가장 삼진을 많이 잡은 날이잖아요. 14승도 하고 기분도 좋았어요.”

-포항구장 어때?

“좋아요. 마운드에 서면 홈플레이트가 가깝게 보여요. 백스톱도 가깝고 관중이 바로 포수 뒤에 있다보니까 집중도 잘 되고요.”

-다승왕이 이제 눈앞에 온 거 아냐?

“큰 욕심 없었는데, 14승 하고 나니까 ‘잡아야겠다’ 싶어요. 하늘이 저에게 준 기회인데 놓치면 안 되죠.”

-아직 프로에서 상 받아본 적 없지?

“작년 아시아 시리즈 MVP가 처음이었어요. 사실 저보다 잘 던지는 투수가 많잖아요? 개인타이틀은 남들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저한테도 이런 기회가 오네요.”

○체인지업! 아직은 70점이죠.

-올해는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다.

“2년 정도 준비했는데 올해 효과를 많이 봤어요.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지다가 체인지업을 던지니까 타자들이 힘들어하죠. 그래도 좀더 다듬어야 해요.”

-좀더 다듬어야 한다는 건?

“완성도가 더 높아져야 한다는 거죠. 사실 류현진(한화)이나 유먼(롯데)의 체인지업과 비교하면 아직 멀었어요. 현진이나 유먼은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지만 저는 아직 결정구로 쓰지는 못해요. 한 70점짜리 체인지업이라고 보면 됩니다.”

-체인지업 완성되면 좀더 강해지겠는데?

“체인지업을 잘 활용하면 완급조절이 수월해지죠. 좀더 긴 이닝을 던질 수도 있고요.”

-올해는 직구 스피드도 146km까지 나오더라.

“지난해는 어깨가 아팠는데, 올해는 몸이 좋으니까 공도 좋은 것 같아요. 올해 직구 146km, 슬라이더 137km가 나왔는데 이제까지 던진 최고 스피드죠. 슬라이더의 꺾이는 각도 빨라졌고요.”

-다 좋은데 그래도 아쉬움이 있다면 뭘까?

“이닝을 좀더 끌지 못한다는 거죠. 선발투수들 중에 제가 이닝이 가장 적더라고요. 오래 던져야 TV에도 많이 나오는데 그게 불만입니다.”

○제가 엄청 다혈질이에요!

-제구력 좋고 구종도 체인지업을 추가했다. 앞으로는 이닝이터 장원삼도 가능하지 않을까?


“성격을 고쳐야죠. 마운드에서의 성격.”

-어떤 얘기인가?

“제가 엄청 다혈질이에요. 안타 맞고 경기가 잘 안 풀리면 평정심을 잃어요.”

-뜻밖인데?

“그래서 감독님이나 (진)갑용이 형한테 혼나기도 했어요. 제가 실점할 때 보면 한 이닝에 대량실점이 많아요. 좀더 침착하고 냉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죠. 직구가 안 좋으면 변화구로 가야하는데, 저는 ‘한번 또 쳐봐’ 하면서 또 직구를 던져요.”

-요즘도 다혈질인가?

“성격이 쉽게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저로 인해 한순간 팀에 나쁜 영향을 주면 안 되니까 순간순간 애쓰고 있습니다.”

○두산전에서 꼭 이기고 싶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일요일(19일) 두산전에 등판이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 같아요. 꼭 이기고 싶고, 정말 열심히 던질 생각입니다.”

-두산전에는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4월 17일 선발로 나갔는데 1회에만 8점을 줬어요. 안타 6개 맞고, 볼넷 4개 주고, 홈런 맞고. 한 이닝에 20개도 많은데 무려 53개를 던졌어요. 올해 우리 팀 첫 두산전인데 제가 스타트를 최악으로 했죠.”

-로테이션으로 보면 일요일에 이용찬과 만나던데?

“올해 용찬이 정말 좋잖아요. 특히 우리랑 하면 더 잘 던져요. 4승 했을걸요. 니퍼트도 4승이고. 8월 2일 용찬이와 맞대결했는데 제가 졌어요. 팀으로서도 중요한 경기이고, 저 개인적으로도 꼭 이기고 싶어요.”

○저는 투구폼이 좋잖아요!

-국내에는 좋은 왼손투수가 많다. 같은 왼손투수로 본다면 누가 최고인가?


“류현진, 김광현(SK), 봉중근(LG) 다 좋죠. 장점도 뚜렷하고 저보다는 다 한수 위죠. 최고 투수는 훗날 팬들이 평가하시겠죠.”

-그럼 장원삼은 ‘넘버 4’인가?

“넘버 4면 감사하죠. 장원준(경찰청)도 있는데요.”

-그들의 특징을 한 가지씩 꼽는다면?

“현진이는 서클체인지업이죠. 메이저리그 가도 통할걸요. 광현이는 슬라이더고요. 중근이 형은 너클커브가 좋고. 원준이도 슬라이더가 좋아요.”

-장원삼이 그들보다 좋은 점은?

“별로 없는데…. 아! 투구폼이죠. 투구폼은 제가 가장 예쁘고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때 투구폼이라면서?

“초등학교 때 테스트 받아서 야구부 들어갔는데, 일주일쯤 뒤에 감독님이 마운드에서 공 던져보라고 하셨어요. 공 던지는 폼이 예쁘다고 하시면서. 송은범(SK)도 투구폼이 참 좋은 것 같더라고요.”

○꿈은 200승! 내년에 더 잘해야죠.

-줄곧 숙소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숙소가 편해요. 제때 밥을 먹을 수 있고, 또 편하게 잘 수 있고요. 잘 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잖아요.”

-내년 시즌 뒤에는 FA가 된다.

“잘해야죠. 올해보다 더 좋은 시즌 되도록 할 겁니다.”

-내년은 홀수해다.

“제가 제일 듣기 싫은 말 중에 하나가 짝수해만 잘한다는 거예요. 하다보니 어떻게 짝수해 성적이 좋더라고요. 올 시즌 마치고 준비 잘해서 내년 홀수해에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올 시즌 시작할 때 목표는 뭐였나?

“부상 없이 10승. 150이닝 던지고.”

-지금 목표는 뭔가?

“다승왕이죠. 우승도 한번 더 해야 하고요.”

-투수로서 은퇴할 때까지 꼭 이루고 싶은 꿈은?

“200승을 하는 겁니다. 앞으로 10년 더 던질 수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훗날 장원삼은 어떤 투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은가?

“글쎄요. 폼이 참 예뻤던 투수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제 폼이 투구폼의 교과서니까요.”

장원삼은?

▲생년월일=1983년 6월 9일
▲키·몸무게=181cm·81kg
▲출신교=사파초∼신월중∼용마고∼경성대
▲프로 경력=2002신인드래프트 현대 2차 11번(전체 89순위) 지명·입단, 2010년 삼성 이적 ▲2012년 연봉=2억2500만원
▲2012년 성적(16일까지)=20경기 14승4패1홀드 방어율 3.62(109.1이닝 91탈삼진)
▲국가대표 경력=2006도하아시안게임 동, 2008베이징올림픽 금,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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