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타자 오지환이 ‘LG 홈런킹’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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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6일 07시 00분


오지환. 스포츠동아DB
오지환. 스포츠동아DB
11개 쾅쾅! ‘홈런치는 1번’ 오지환 활약으로 본 LG의 현실

타율 0.241 불구 타점도 45개 팀내 2위
근성있는 방망이 강점…공격첨병 톡톡
주축 타자들은 부진…김기태 감독 씁쓸


LG 오지환(22)은 후반기부터 팀의 리드오프를 맡아 공격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8개 구단 타자들을 통틀어 삼진 94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고, 시즌 타율도 0.241에 불과하지만 1번 타순에서 기대 이상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한동안 1번타자 감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김기태 감독도 “지환이가 잘 버텨주고 있다”고 칭찬할 정도다.

○팀 내 홈런 1위·타점 2위 오지환

오지환은 15일까지 11홈런 4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은 4번타자인 정성훈과 팀 내 공동 1위고, 타점은 박용택(50개)에 이어 정성훈과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96경기 전 게임에 출장한 오지환은 5월 한 달간 타율이 0.176에 머무는 등 시즌 중반까지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2할 타율 아래로 떨어질 뻔한 고비도 겪었지만, 7월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로 1번타자로 나선 후반기에는 타율 0.257에 출루율 0.321을 마크했다. 삼진을 먹더라도, 근성 있고 힘 있게 방망이를 돌리는 그의 장점이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팀 내서는 “박용택을 중심타선으로 돌리며 생긴 공백을 오지환이 잘 커버해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지환 역시 “공포의 2할4푼 타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지환 활약에도 마음껏 웃을 수 없는 현실

오지환은 팀의 1번타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그가 팀내 홈런 1위·타점 2위라는 사실은 LG 입장에선 결코 웃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김기태 감독도 “지환이가 팀 내 홈런 1위”라며 아쉬운 듯 씁쓸한 웃음을 지을 정도다. 프로 4년차를 맞은 오지환의 성장은 반갑지만, 기존 주축선수들은 물론 팀의 중심 역할을 해줘야 할 나머지 서른 살 안팎 야수들의 부진이 마음에 걸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LG는 15일까지 96경기를 치러 40승3무53패, 승률 0.430으로 7위를 달리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4강 가능성이 살아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나머지 37경기에서 25승12패, 승률 0.676 정도를 올려야 ‘4강 진출’의 마지노선이라는 승률 5할을 맞출 수 있다. 구단 내부에선 ‘내년을 기약하기 위해’ 리빌딩에 돌입한다고 해도 투수진보다 야수진이 더 걱정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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