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동점타·결승타…‘고제트’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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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일 07시 00분


모처럼 ‘고제트’가 진가를 발휘했다. 두산 고영민이 31일 대구 삼성전 6회 2사 2루서 1-1 동점을 만드는 좌전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고영민은 홀로 2타점을 올리며 2-1 승리에 앞장섰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모처럼 ‘고제트’가 진가를 발휘했다. 두산 고영민이 31일 대구 삼성전 6회 2사 2루서 1-1 동점을 만드는 좌전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고영민은 홀로 2타점을 올리며 2-1 승리에 앞장섰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안타 2타점·호수비…삼성 6연승 저지
1·2위팀 3연전 첫판 먼저 1승 기선제압
최근 3년간 부진 털고 두산 해결사 진가


두산은 31일부터 펼쳐지는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을 위해 대구를 찾았다. 6월 3일 이후 2개월 만에 찾은 대구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대구의 무더운 날씨를 걱정했다. 섭씨 39도에 이른 대구의 폭염은 두산의 안방 서울과는 차원이 다른 더위다. 실제로 경기 전 두산 선수들의 입에서는 연신 “덥다”는 말이 쏟아졌다.

김 감독이 가장 걱정한 부분은 바로 집중력이다. 더위로 인한 집중력 저하로 예기치 않은 실수는 물론 타격에서도 찬스를 놓치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였다. 더군다나 삼성은 막강한 계투진을 보유한 팀이다. 6회 이후 1∼2점이라도 격차가 벌어진다면 뒤집기가 쉽지 않다.

김 감독이 우려했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두산 선수들은 무더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이중 가장 돋보인 선수는 고영민(28)이었다. 그는 최근 3년간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2006년부터 폭넓은 수비와 쏠쏠한 타격실력으로 국가대표까지 지낸 그였지만, 2008베이징 올림픽 이후 잦은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에는 9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10(176타수 37안타)에 3홈런 16타점에 그쳤다. 2007년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의 자존심이 말이 아니었다.

이렇듯 ‘전력외’로까지 평가받는 처지에 놓였던 고영민이 최강 삼성을 울렸다. 고영민은 이날 삼성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에 호수비까지 펼치면서 베테랑의 집중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고영민은 1회말 이승엽의 1∼2루간 깊숙한 타구를 잡아 홈으로 돌진하던 2루주자 정형식을 정확한 송구로 잡아냈다. 고영민이 아니었다면 우전안타가 될 타구였다. ‘2익수(2루수와 우익수의 줄임말·고영민의 넓은 수비범위 지칭)’라 불리는 특유의 넓은 수비범위를 실감케 하는 순간이었다.

고영민의 집중력은 타격에서도 빛났다. 0-1로 뒤진 6회초 2사 2루에서 동점 좌전적시타를 쳐낸 그는 9회초 무사 3루서 결승 좌전적시타로 원맨쇼를 완성했다. 경기 후 그는 “(9회) 투볼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를 먹으면 불리한 카운트로 몰리겠다는 생각에 볼(3구째)이 들어오더라도 과감하게 쳐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몸쪽을 노리고 있었는데 마침 몸쪽으로 직구가 들어와 받아친 것이 결승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삼성전 9승3패의 강세를 이어갔다. 최강 전력을 자랑하던 삼성은 고영민의 원맨쇼에 무릎을 꿇는 동시에 5연승 행진도 마감했다.

대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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