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99%가 원하는 10구단…KBO 이사회, 또 버틸 셈인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7월 10일 07시 00분


#다수결 사회에서 살다보니 사람들이 곧잘 착각하는 상식이 하나 있다. 다수와 소수가 대결하면 늘 다수가 이길 것이라는 착각. 역사는 오히려 그 반대 케이스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다수보다 소수가 조직화하기에 훨씬 쉽기 때문이다.’ ‘보수는 부패해서 망하고 진보는 분열해서 망한다’는 경구가 바로 그렇다. 왜 다수인 가난한 자는 늘 소수인 부자에게 패하는가? 왜 보수파 정당이 집권당이 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가? 숫자만 많을 뿐, 조직화가 안 되면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야구 얘기로 돌려보면 지금 10구단 창단 지지세력은 절대 다수다. 그러나 정작 현실은 어떤가? 10구단은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극적 대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다수의 바람과 무관하게 흘러갈 것이다. 뜻대로 안된다고 다수는 ‘1:99’라는 포퓰리즘 선동 프레임을 만들어 이사회 때리기로 일관하면 상황이 반전될까? 이와 관련해 모 구단 사장은 언젠가 이런 격정토로를 한 적이 있다. “우리는 야구인이 아니고, 자기들만 야구인이라는 겁니까? 우리 사장들이 바봅니까? 바깥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줄도 모르는 줄 압니까? 이런 식으로 바깥에서 여론몰이로 이사회 때리기를 하면 될 것도 안 돼요.”

#KBO 이사회가 결정을 안 해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좋든 싫든 이것이 룰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사회도 10구단 찬성이 다수파다. 그러나 소수파 극렬 반대 구단들이 워낙 끈끈하게 조직화돼 있어 문제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그런 점에서 10일 KBO 이사회는 ‘출구전략’이 나와야 될 자리다. 첫째 올스타전, 나아가 후반기가 파행으로 가지 않도록,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쪽에 명분을 열어주는 구체적 안이 나오는 장이 돼야 한다. 선수협도 결코 올스타전 파행을 바라는 쪽이 아니기에 그렇다. 둘째 10구단에 반대 혹은 유보적 구단들이 스탠스를 바꿀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자리가 돼야 한다. 야구를 잘 해보자는 방식의 차이가 판을 엎어버리는 막장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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