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런던 올림픽의 목표는 세계 신기록이라고 밝히고 있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파울 비더만(독일)이 세운 3분40초07의 세계기록을 깨면 금메달은 당연히 따라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박태환의 최근 행보를 보면 그냥 하는 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마라톤에서 스피드가 좋아야 기록을 단축하듯 수영의 장거리인 자유형 400m도 100m 하듯 헤엄쳐야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 특히 자유형 200m는 스피드와 지구력을 겸비해야 해 자유형 400m의 척도로 불린다. 강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박태환은 4월 제84회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200m에서 컨디션 조정기를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의미 있는 레이스를 펼쳐 주목을 끌고 있다.
○ 숨겨진 기록?
박태환은 4월 20일 열린 동아수영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6초09로 우승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아시아기록인 1분44초80에는 1초29 뒤졌다. 하지만 이날 수영 관계자들은 박태환이 전력 노출을 하지 않기 위해 150m 턴을 한 뒤 의도적으로 페이스를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150m까지 1분18초98을 기록해 마지막 50m를 25초82 안쪽에만 주파했어도 개인 최고기록을 깰 상황이었다. 박태환의 올 50m 최고기록이 22초74였으니 충분히 가능했다. 이미 150m를 헤엄쳤어도 막판 스퍼트를 하면 25초대에는 들어올 수 있었다.
7월 열리는 런던 올림픽 수영 자유형 400m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하겠다는 포부를 당차게 밝힌 ‘마린보이’ 박태환. 올 들어 보여준 자유형 200m 기록으로 보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아일보DB박태환은 2008년 4월 역시 훈련 삼아 출전한 제80회 동아수영 자유형 200m에서 1분46초26의 아시아기록을 세웠고 8월 열린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3분41초8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정이지만 4월 200m에서 제대로 레이스를 펼쳐 1분44초80 이하를 기록했다면 4년 전보다 1초46 이상이 빨라진 셈이다. 400m에서는 더 많은 기록 단축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박태환을 지원했던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최근 스피드와 지구력이 동시에 좋아지고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 라이벌 있으매…
박태환을 발굴한 스승이자 2008년 대표팀 감독이었던 노민상 중원대 교수는 “올해 출전한 대회에는 라이벌이 나오지 않아 큰 의미를 가질 순 없다. 최고의 싸움꾼 박태환은 라이벌들과 레이스를 해야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태환이는 천부적으로 타고난 데다 최근 체계적으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의 최대 라이벌은 자유형 400m 아시아 기록(3분40초29) 보유자 쑨양(21·중국). 올해도 세계 랭킹 1위인 3분42초31을 기록해 3분44초22인 박태환보다 약 2초가 빠르다. 하지만 쑨양은 박태환과의 결정적인 대결에선 늘 고개를 숙였다.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 결선이 열리는 7월 29일. 박태환의 레이스에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