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오랜 염원 ‘노조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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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6일 07시 00분


선수협회 박충식 사무총장은 25일 임시이사회에서 올스타전 보이콧을 발표한 뒤 “야구팬들에게 죄송하다.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선수협회 박충식 사무총장은 25일 임시이사회에서 올스타전 보이콧을 발표한 뒤 “야구팬들에게 죄송하다.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올스타전 보이콧은 결국 ‘선수노조’ 출범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인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2009년 손민한 전임 회장 당시 의욕적으로 노동조합 전환을 추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선수협을 이끌던 손 전 회장은 “법적인 지위를 갖고 있지 않는 선수협 체제로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맞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노조 설립에 나섰지만 각 구단 소속 선수들의 뜻을 모으는 과정에서 이탈자가 생겼다. 각 구단은 암묵적으로 노조 설립 방해 움직임을 보였고, 더군다나 ‘아직까지 우리 현실에서 선수노조는 시기상조’라는 여론의 벽까지 높았다.

다만 이번에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무엇보다 한국프로야구가 앞으로 10구단 체제로 가야 한다는 대명제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선수협은 물론이고 원로야구인들의 모임인 일구회 등 대부분의 야구 관계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10구단에 반대하고 있는 삼성, 한화 등 몇몇 재벌 구단의 이기주의가 부각돼 ‘재벌리그’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면서 팬들의 반응 역시 선수협측 논리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선수협은 이미 10구단 창단 작업의 조속 재개를 요청하며 1단계로 올스타전 보이콧, 2단계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보이콧 등 단계적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25일 선수협 임시이사회에서 노조 설립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10구단 창단 승인이 무기한 보류된 지난 12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임시이사회 직후 선수협은 강경 입장을 내비치며 노조 설립안을 또 다른 카드로 꺼내 들었다. 결국 10구단 창단 보류가 선수협의 노조 추진에 상당한 동인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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