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 스페셜] 곰 잡는 쌍둥이…깊은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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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1일 07시 00분


승부를 가른 통쾌한 한 방이었다. LG 김태완(오른쪽)이 10일 잠실 두산전 1-1로 맞선 1회말 2사 만루서 상대선발 김선우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터트린 뒤 홈에서 김인호 1루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승부를 가른 통쾌한 한 방이었다. LG 김태완(오른쪽)이 10일 잠실 두산전 1-1로 맞선 1회말 2사 만루서 상대선발 김선우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터트린 뒤 홈에서 김인호 1루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LG, 두산에 7연승…뒤바뀐 천적 관계

이천웅 최영진 이승우 등 새 피 수혈
신개념 4번 타자 정성훈 활약도 큰 힘
두산전 7승 1패…LG 화수분야구 진가


LG는 지난해까지 수년간 ‘한 지붕 두 가족’인 잠실 라이벌 두산을 부러워했고, 성적에서도 졌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는 말 그대로였다. 2000년대 들어 LG가 두산에 연간 상대전적에서 앞선 것은 2000년(10승9패)과 2009년(13승6패), 딱 두 해 뿐이었다. 특히 2003년 이후 지난해까지 LG가 한국 프로야구 최장인 9년 연속 가을잔치에 오르지 못하는 동안 두산은 거의 매년 가을 잔치에 진출했다. 더구나 LG가 프리에이전트(FA) 등 외부 전력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도 성적을 거두지 못한 반면, 두산은 새로운 선수들을 끊임없이 발굴하는 ‘화수분 야구’로 ‘효율적 구단 운용’이란 칭찬을 받았다.

○두산 부럽지 않은 ‘화수분 야구’

하지만 올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9∼10일 잠실에서 열린 양팀의 맞대결. LG 1번타자는 신고선수 출신 이천웅이었다. 주전 외야수 이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김기태 감독은 자신이 2군 사령탑 시절 눈여겨봤던 이천웅을 불러들였고 그는 기대 이상의 몫을 해주고 있다. 팀 내에서도 “우리 팀에 저런 선수가 있었나”라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 이뿐 아니다. 또 다른 신고선수 출신인 최영진, 마운드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는 이승우, 임정우 등이 LG의 화수분 야구를 만들어가고 있다.

○LG, 우리도 4번타자가 있다!

두산에는 1998년 프로 첫해부터 팀 4번을 맡은 김동주가 있다. LG와 두산의 최근 성적을 성적을 비교하며, 양 팀 운명을 가른 요인 중 하나가 ‘4번타자의 유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두산에는 한때 ‘20승 투수에 맞먹는다’는 평가까지 들었던 걸출한 4번타자가 있지만, LG에는 지난해까지 팀을 상징할만한 4번타자가 없었다. 정성훈이란 ‘신개념 4번 타자’의 등장이 LG로선 그래서 더 반갑고 의미가 있다.

○‘뒤바뀐 천적’ LG, 두산에 7연승

LG는 10일 두산전 7회 공격 때 타자 일순하며 무려 9점을 뽑으며 ‘잠실 라이벌’을 완전히 넉다운시켰다. 14-4로 10승차 대승을 거뒀다. 5월 5일 5-3으로 승리한 이후 두산전 7연승을 달렸다. 시즌 첫 대결이었던 5월 4일 3-6으로 패한 뒤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시즌 상대전적 7승1패 절대 우위. 그동안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10일 두산전 승리로 LG는 팀 시즌 최다 타이인 승패차 +4(27승23패1무)를 기록했다. 반면 시즌 초반 승패차 +6까지 갔던 두산은 24승25패1무로 개막전 패배 이후 처음으로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지는 아픔을 맛봤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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