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방울뱀이 있다면 전남엔 검은과부거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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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1일 07시 00분


정해성 감독. 스포츠동아DB
정해성 감독. 스포츠동아DB
정해성감독, 제주전 이색 심리전 효과

“우리 오늘 모두 스파이더(거미)가 돼 방울뱀 한 번 잡아보자.”

전남 드래곤즈 정해성 감독은 19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 13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뜬금없어 보이지만 이렇게 말한 이유가 있다.

정 감독은 최근 지인에게 카카오톡으로 사진 한 장을 받았다. 아프리카에 사는 지인은 방울뱀을 잡아먹는다고 알려진 검은과부거미의 사진과 ‘제주를 꼭 이기라’고 응원했다. 제주의 올 시즌 모토가 ‘방울뱀 축구’라는 점에 착안한 센스있는 메시지였다.

‘거미가 뱀을 잡아먹어?’

정 감독은 의아했지만 검색을 해보니 사실이었다. 검은과부거미는 크기는 작지만 방울뱀보다 무려 15배 강한 독을 지녔으며 3월에 실제 뱀을 잡아먹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짝짓기가 끝나면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다고 해서 과부거미란 이름이 붙었다.

정 감독은 무릎을 탁 쳤다. 선수들에게 검은과부거미에 대해 설명한 뒤 구단 클럽하우스 게시판에 사진을 붙여놨다.

이런 정신무장이 효과를 본 것일까. 전남은 중원에서부터 제주를 강하게 압박하게 경기를 주도했다. 제주가 자랑하는 정교한 패스플레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남은 전반 14분 신인 손설민(22)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시즌 첫 2연승. 전남은 2006년 6월 이후 제주 전 홈경기 8경기 무패(4승4무) 기록도 이어갔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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