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D-100]열정은 금빛, 태극축구의 혼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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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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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성적 기대 받는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축구공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홍명보호는 역대 최고의 성적에 도전한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축구공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홍명보호는 역대 최고의 성적에 도전한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뒤로 세계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미 4강을 맛본 축구 팬들이 만족하기에는 모자란 성적이었다. 한국 축구가 기적 같은 월드컵 4강 스토리를 작성한 지 꼭 10년 만에 올림픽 첫 메달이라는 또 하나의 드라마 창조에 도전한다.

“금메달을 따겠다는 약속은 못 드립니다. 하지만 금메달을 따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자세는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드라마 창조의 지휘를 맡은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43)은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지도자였다. 그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느냐 못하느냐가 물론 중요하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대표 팀 감독으로서 나는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국민들이 바라는 건 올림픽 메달이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2004년 아테네 대회 때의 8강이다. 숙적 일본이 1968년 멕시코시티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에 한국 축구의 올림픽 메달에 대한 염원은 더 커 보인다. 현역 시절 이름을 날린 성공한 선수 출신의 지도자 홍 감독에게는 이런 상황이 부담일 수도 있다. 그는 “부담이 전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죠. 그런 부담이 신경 쓰이고 걱정됐다면 아예 처음부터 감독을 안 맡았겠죠”라며 담담하게 얘기했다.


홍 감독은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4승 4무의 성적으로 한국의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출전을 이끌었다. 하지만 예선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올림픽 대표팀과 국가대표팀에 모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있었고 이들이 국가대표팀에 우선적으로 차출된 탓에 원하는 선수를 마음껏 써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원하는 선수들과 함께하지 못한 경기가 있었다. 2차 예선 요르단과의 경기 때는 선수 구성 자체가 어려웠다”고 했다. 홍 감독은 당시 국가대표팀 우선 원칙에 공감했기 때문에 선수 선발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크게 내색하지는 않았다.

홍 감독은 올림픽이 열리는 7월까지의 해결 과제로 대표팀 선수들의 몸 상태 관찰과 상대 팀 전력 분석을 꼽았다. 그는 “남은 기간 전술 훈련도 중요하다. 하지만 올림픽 본선 무대에는 최고의 몸 상태를 갖춘 선수들을 데려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세심한 선수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이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상대할 팀은 24일 있을 조 추첨에서 결정된다.

홍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선수로 네 차례 월드컵에 출전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코치로 월드컵을 경험하는 등 5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그는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23세 이하만 출전할 수 있게 한 연령 제한에 걸렸고 와일드카드가 도입된 뒤로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홍 감독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와일드카드로 뽑혔지만 대회를 앞두고 종아리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최종 엔트리에서 빠졌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중 한 명인 홍 감독이 선수 시절 맺지 못한 올림픽과의 인연을 지도자가 돼 올림픽 첫 메달로 엮을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홍명보#런던올림픽#축구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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