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의 7번째 사령탑에 오른 문경은 감독(41)은 12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번 시즌을 ‘깜깜한 터널’에 비유했다. 현역 시절 ‘람보 슈터’로 명성을 날린 그였지만 초보 감독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정규시즌 성적은 10개 팀 중 9위(19승 35패). 감독대행 꼬리표를 떼기에는 부족해 보이지만 모래알 같던 팀워크를 다지고 가족 같은 분위기의 팀을 만들어낸 성과를 인정받아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다.
문 감독은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어도 배운 게 많은 듯했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점이 아쉽지만 김선형, 한정원과 같은 젊은 선수들이 SK 문화에 빨리 적응하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 큰 수확이에요.”
문 감독은 시즌 내내 외국인선수 때문에 속을 태웠다. 21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한 알렉산더 존슨(208cm)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 초반 중위권을 유지했으나 존슨이 무릎 부상으로 빠지며 추락했다. 존슨의 부상을 너무 아쉬웠던 순간 중 하나로 꼽았던 문 감독은 “다음 시즌에는 장신에 스피드가 있는 선수를 뽑겠다”며 외국인선수 선발 구상을 밝혔다.
SK도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혼혈 귀화선수의 영입에 대해서는 “15∼20득점을 해줄 수 있는 포워드 선수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전태풍(KCC)이 아닌 문태영(LG), 이승준(삼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혔다. 동부와 모비스 역시 포워드 영입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전태풍의 오리온스 이적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문 감독은 시즌 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6강에 들면 팬티 바람으로 춤을 추는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약속은 유효할까. 문 감독은 “다음 시즌에 6강에 간다면 물론 그리하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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