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퍼들 떠돌이 신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3월 8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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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남자골퍼들이 해외를 떠도는 방랑자 신세로 전락할 위기다.

8일까지 한국프로골프투어(KGT)는 2012년 시즌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일정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남자골퍼들은 혼란에 빠졌다.

전날 경기도 용인의 한 골프장에서 만난 L선수는 “대회가 10개도 개최되기 힘들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먹고 살 길이 걱정입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5년 간 KGT투어 개막은 3월에 3차례, 4월에 2차례 열렸다. 늦어도 4월 첫 주에는 개막전을 치렀다. 올해는 4월26일 시작하는 발렌타인 챔피언십이 개막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대회는 국내 출전 시드가 35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일반 국내 대회(140명 이상)의 4분의1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선수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2일 태국 촌부리에서 끝난 브리티시오픈 아시아지역 예선에는 10여 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했다. 12일 열리는 원아시아투어 인도네시안오픈에도 한국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A선수의 부모는 “두 달 동안 동계훈련을 하고 돌아왔는데 국내에서는 출전할 대회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멀리 인도네시아까지 가기로 결정했다”면서 “올 시즌 내내 아시아를 떠돌아야 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나마 일본과 아시아투어 시드를 갖고 있는 선수들은 사정이 나은 편. 올해 새로 시드를 받고 정규투어로 올라온 신인들은 한숨이 더 깊다.

4,5월 예정된 발렌타인 챔피언십과 GS칼텍스 매경오픈, SK텔레콤오픈 등은 유럽과 원아시아투어와 공동주최 대회다. 즉, 국내 선수들의 출전이 제한적이다. 신인에게는 출전기회가 아예 없다.

A선수는 “가뜩이나 여자골퍼들의 인기에 밀려 설 자리가 좁아지는 데 설상가상 대회까지 줄어들면 국내에 남아 있을 선수가 많지 않을 것이다.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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