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이대호, 정기어린 방망이 물려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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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6일 07시 00분


영원한 롯데맨 이대호의 마지막 선물

사이판 캠프 끝내고 동료들과 작별
배트·야구용품 등 후배에게 물려줘
“일본에서도 롯데 우승 기원하겠다”

2011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대 한화이글스 경기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2사 2루 롯데 이대호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직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2011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대 한화이글스 경기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2사 2루 롯데 이대호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직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오릭스 이대호는 25일 사이판 개인캠프를 마쳤다. 사이판에서 전지훈련 중인 친정팀 롯데 양승호 감독과 이날 저녁식사를 함께한 뒤 밤 비행기로 귀국했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행을 결정지은 뒤 이대호는 몸만들기에 전념했다. 집중적으로 체중을 줄였고, 사이판에선 기초체력과 감을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11일부터 시작한 이대호의 사이판 개인캠프는 25일 종료됐다.

이 사이 롯데는 15일 사이판 캠프를 개시했고, 자연스레 이대호는 롯데 동료들과 해후했다.

이대호의 훈련 과정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롯데 선수와 관계자들은 “이대호가 캐치볼이나 배팅훈련은 롯데 선수들과 같이 했다. 그러다 개인 체력훈련이 되면 빠져서 홀로 소화했다”고 귀띔했다. “살은 많이 뺐는데 몸무게는 많이 줄지 않은 것 같다. 살을 뺀 만큼 근육을 키웠기 때문”이라는 증언도 있었다.

원체 성격이 좋은 선수라 어쩌면 미묘했을지 모를 롯데 선수들과의 융화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한 선수는 “(이)대호가 아직도 롯데에 정이 많이 남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대호는 25일 이별하기 전 옛 동료들 앞에서 “롯데에 있는 동안 우승을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이제 나도 일본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롯데의 우승을 기원하겠다”는 감사인사도 남겼다.

이런 이대호가 롯데에 마지막 선물을 남기고 갔다. 사이판 개인캠프를 위해 공수했던 방망이를 비롯한 야구용품들을 롯데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갔다. 롯데의 한 고참 선수는 “가치를 떠나서 그 마음이 무척 고마웠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물려주고 나온 덕분에 이대호는 사이판에서 몸만 나오다시피 됐지만 롯데를 향한 애정은 가슴에서 더 단단해졌다. 일시 귀국한 이대호는 28일 오후 부산에서 후원사 ‘아다다스와 함께 하는 팬미팅’을 연 뒤 2월 1일 시작하는 오릭스의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캠프로 출정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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