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고생 날린 한방, 김동섭 다시 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1월 17일 07시 00분


日 무대 실패·亞게임 불참 등 시련
홍명보호서 7개월만에 골맛 ‘부활’
소속팀 광주도 에이스 활약 기대감

“올해는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하지만 난 가장 절실하다. 오늘도 미친 듯이 뛰겠다.(중략) 날 의심 말고, 날 믿고 후회 없이 뛰자.”

올림픽대표팀 김동섭(22·광주FC)이 15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킹스컵 1차전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모처럼 선발 출격한 김동섭은 74분간 뛰었고, 전반 42분 짜릿한 선제골로 3-1 승리를 이끌었다. 그가 올림픽호에서 골 맛을 본 건 작년 6월 요르단과 올림픽 2차 예선전(3-1 승)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그간 기쁨보다 아픔이 많았다.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U-20월드컵을 계기로 홍명보 키즈로 성장한 그는 일본 무대 실패로 광저우아시안게임에 불참했고, 올림픽팀에서도 잔 부상에 시달렸다.

그 사이 김현성(FC서울) 등이 빠르게 성장했다. 작년 9월 허벅지를 다쳐 파주NFC에 소집됐다가 중도 이탈했고, 11월 카타르 원정 때는 벤치에 머물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2월 홍명보자선축구에 합류하지 못해 심한 가슴앓이를 했다. ‘이대로 잊혀진 게 아닐까’란 걱정도 컸다는 후문.

그러나 기회가 왔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경기도 모처에서 몸을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를 놓칠 리 없었다. 열망에 가득 찬 제자의 눈빛을 읽었다. 태국전 득점포는 당연한 귀결이었다. “집중하다보니 기회가 왔다. 쉬는 동안 준비를 많이 했다.”

화려한 김동섭의 날개짓에 흐뭇한 건 광주도 매한가지. 사실 소속 팀에서도 어려움이 꽤 많았다. 박기동, 이승기 등 또래 동료들에 밀린 김동섭은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골을 넣으면 라이벌들이 부각됐거나 팀이 지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브라질 용병 주앙 파울로는 또 다른 벽이었다. 그래도 광주 최만희 감독의 기대는 남다르다.

어느 때보다 힘든 시즌이 예고된 만큼 김동섭의 활약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 감독은 “마음이 여린 듯해도 독한 구석이 있다. 꾸준하고 성실하다. 우리가 창단 2년차 징크스를 깨고, 한 걸음 올라서려면 동섭이와 또래들이 잘해줘야 한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격려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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