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Interview]대니리 “1차 목표는 50위 진입…마스터스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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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0일 07시 00분


대니 리가 의류 후원사인 엘로드 매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대니 리가 의류 후원사인 엘로드 매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 PGA 입성하는 ‘제2의 우즈’

우즈가 세운 US아마추어 최연소우승
6개월이나 앞당긴 될성부른 떡잎!

네이션 와이드투어로 깨지고 굴러
프로선언 2년만에 PGA 투어 입성

손가락 부상 회복·스윙 교정 완벽
이제 美 PGA 점령만 남았다∼


2012년 PGA투어에 또 한 명의 한국계 선수가 등장한다. 아마추어 시절 세계무대를 평정하며 1인자로 군림했던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21·한국이름 이진명)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유러피언투어와 네이션 와이트 투어를 병행한 그는 Q스쿨을 거치지 않고 PGA 직행 티켓을 받았다. 그의 아마추어 시절은 화려했다. 2008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가 갖고 있던 최연소 우승 기록(18세7개월→18세1개월)을 깼고, 2009년 유러피언투어 조니워커클래식에서는 아마추어 자격으로 또 한번 최연소 우승 기록(18세 213일)을 새로 썼다. 프로 선언 2년 만에 PGA투어에 입성한 대니 리를 서울 논현동의 한 골프의류 매장에서 만났다.

● “처음 가본 오거스타GC 너무 추워요”

2008년 8월, 세계 골프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졌다. 아마추어 골프대회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가 타이거 우즈의 최연소 우승기록을 깼다. 그의 나이 18세였다.

US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 이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프로로 전향하면 당장이라도 수백만 달러를 후원하겠다는 기업이 줄을 섰다. 이 우승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이듬해 마스터스에 초대받았다. US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자는 전년도 마스터스 우승자와 함께 경기하는 전통이 있다. 대니 리는 트레버 이멜만(2008년 우승자), 애덤 스콧과 함께 오거스타 내셔널 코스를 밟는 영광을 맛봤다.

처음 경험한 마스터스의 추억은 아쉬움 반 기대 반이다. 19세 때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꿈의 무대에 올랐지만 크게 한 수 배우고 내려왔다.

“골프를 하면서 그렇게 떨면서 티샷을 해보긴 처음이었어요. 너무 긴장했던 탓에 그립이 안 잡힐 정도였으니까요.”

아찔했던 실수도 있었다.

“2라운드 9번홀까지 잘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10번홀에서 최악의 실수를 하고 말았죠. 퍼트만 6번 하고 홀아웃 했으니….”

아쉬움으로 가득했던 마스터스였기에 꼭 다시 서보고 싶은 게 그의 가장 큰 바람이다.

“내년에 마스터스에 다시 서고 싶어요. 4월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최선을 다해 마스터스 티켓을 따내야죠. 물론 10번홀에서 다시는 6퍼트를 하지 않아야겠죠.”

세계랭킹 100위권에 머물러 있는 그는 3월 말까지 50위 안으로 끌어올리면 마스터스에 나갈 수 있다.

● “깨지고 터지면서 더 단단해졌죠.”

UBS홍콩오픈을 끝내고 귀국한 대니 리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어서 빨리 내년이 오기를 기다리는 듯 했다.

“PGA Q스쿨 결과를 봤는데 내년에 재밌을 것 같아요. 한국선수가 11명이나 되니까 더 기대 돼요.”

아마추어 시절 숱한 기록을 갈아 치웠던 대니 리는 PGA투어 입성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추가했다. 바로 네이션 와이드 투어를 거쳐 PGA투어에 입성한 최초의 한국계 선수다. 네이션 와이드 투어는 그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깨닫게 했다. 자신감을 되찾아 준 곳도 바로 이곳이다.

그는 아마추어 시절 정말 대단했다. 두 번에 한번 꼴로 우승할 정도였다. 적수가 없었다. 프로 전향 후에도 이런 자신감을 그대로 이어갔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그 자신감은 산산이 깨졌다.

“그 때는(아마추어 시절) 우승이 쉬운 건 줄 알았어요. 컨디션만 좋으면 무조건 우승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마음은 프로로 전향하면서 계속됐어요. 그런데 한번, 두 번 깨지면서 자신감도 함께 떨어지더라고요. 저는 2∼3언더파를 쳐 겨우 컷을 통과하는 데 선두권을 보면 12∼13언더파를 치고 있더라고요. 그 만큼 실력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됐죠.”

● 프로 첫 우승 뒤 자신감 급상승

10월 WNB 클래식은 그의 골프인생 전환점이 됐다. 골프의 세계에 눈을 떴다.

“네이션 와이드 투어를 뛰면서 나 자신이 많이 성장했다는 걸 느끼게 됐죠. 시즌 초만 해도 네이션 와이드 투어의 실력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5월 이후 선수들의 실력이 엄청나게 발전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정신을 차릴 수밖에 없었죠.”

기다리던 우승은 10월 WNB클래식에서 나왔다. 프로 전향 후 거둔 첫 우승이다. 시즌 최종 성적은 상금랭킹 6위. 더 대단한 건 18번 출전해 절반인 9차례 톱10에 들었다. 이 부문 1위다.

지난 2년이 시련의 시기였다면 내년은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고질적인 손가락 부상에서도 완전히 회복했고, 스윙 교정도 완벽하게 끝냈다. 더 이상 과거의 영광은 중요하지 않다. 숱한 기록을 새로 써온 그가 2012년 또 어떤 대형사고(?)를 칠지 기대된다.

■ Who is Danny Lee?

● 생년월일: 1990년 7월24일
● 신체조건: 181cm/76kg
● 데뷔 : 2009년 PGA 입회
● 선수경력
-2006년 뉴질랜드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
-2008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최연소 우승
-미국 언론 ‘제2의 타이거 우즈’라는 찬사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 골프위크 선정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석권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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