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황보관 기술위원장, 과연 대표팀 전문지식 있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2월 9일 07시 00분


축구협회는 기술위원회를 열어야하는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대표팀 감독을 경질했다. 이에 대해 8일 공식기자회견에서 날선 질문이 여러 차례 나왔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의 대답은 오락가락했다. 처음에 그는 “신임 기술위원들에 대해 발표는 안 했지만 어느 정도 선임이 됐고 한 차례 모인 적도 있다”고 했다. 잠시 후에는 “만일 신임 기술위원들이 선임됐다 해도 그들은 내용을 잘 모르지 않느냐. 그러나 현 기술위원장인 내가 잘 알고 있다. 부회장단과 논의했으니 큰 문제는 없다”고 말을 바꿨다. 변명치고는 논리가 너무 허술하다.

백번 양보해 황보 위원장 말에 일리가 있다 치자. 그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한 가지가 전제돼야 한다. 황보 기술위원장이 현 대표팀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과연 그럴까. 황보 위원장은 올 5월 기술교육국장에 취임했다. 기술교육국장은 당연직 기술위원이다. 그가 기술위원이 되고 나서 이회택 전 기술위원장이 주재한 기술위원회가 4번 열렸다. 그러나 황보 위원장이 참석한 건 8월22일 6차, 10월17일 7차 기술위원회 등 두 차례뿐이다. 황보 위원장은 11월9일 이 전 위원장의 뒤를 이어 기술위원장이 됐다. 당시에는 대표팀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레바논과 월드컵 3차 예선을 위해 원정을 떠나 있었다. 당연히 황보 위원장은 중동 원정에 함께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그가 위원장이 된 지는 한 달도 채 안 됐고 해외 원정조차 동행한 적이 없다. 기술위원일 때도 회의에 참석한 건 두 번 뿐이다. 황보 위원장이 협회 고위 인사들과 감독 경질을 논의할 만큼 대표팀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을 갖췄다고 봐야하는지 의문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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