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원감독 윤성효 “수원판 닥공 부활…내년엔 ★을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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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8일 07시 00분


윤성효.스포츠동아DB
윤성효.스포츠동아DB
풀시즌 지휘한 첫해…제대로 쓴맛 단맛
무관의 시즌? FA컵 우승좌절이 치명타

안방 팬들 공격축구 갈증 내가 왜 몰라?
젊어진 스쿼드·홈 승률↑·라돈치치 영입

우승 싹쓸이한 1999년 불패 수원 처럼…
화려했던 ‘공격축구의 뿌리’ 다시 찾겠다

수원 삼성은 5일 구단 홈페이지에 오근영 단장이 직접 작성한 글을 게재했다. 2011시즌을 무관으로 종료해 팬들 사이에서 ‘윤성효 감독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들끓자 오 단장이 직접 나섰다. 구단은 감독 교체 의사가 없으며 2012시즌을 잘 준비하고 있으니 팬들이 좀 더 이해하고 지켜봐달라는 요지였다.

이 글이 인터넷에 올라간 시간에 윤성효(49) 감독을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그는 최근 용병 영입을 위해 비디오를 많이 본 탓인지 눈이 충혈 돼 있었다. 1군 선수들 모두 휴가를 떠났지만 윤 감독은 2군 및 신인선수들과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부임해 한 시즌을 제대로 치러본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던 윤 감독은 지난 1년간 다양한 경험을 통해 희로애락을 제대로 맛봤다.

“비난을 많이 받으면서 스스로도 많은 것을 깨달은 한 해였습니다. 시즌 초반 K리그 성적이 하락하면서 팀 전체가 가라앉았습니다. 게다가 승부조작사건까지…. 하반기에 팀이 살아나면서 3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결국 빈손으로 마쳤습니다. 많이 아쉽습니다.”

수원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FA컵 결승 진출, K리그 종합성적 4위로 시즌을 마쳤다. FA컵 결승전에서는 선제골을 넣었지만 오심 때문에 인정을 받지 못한 채 성남에 0-1로 패했다. 챔스리그에서는 4강 1차전에서는 상대가 비사적인 행동으로 넣은 골이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K리그 챔피언십에서는 원톱 스트라이커 용병 스테보가 AFC 징계로 출전하지 못해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다. 농사로 치면 수확할 시기에 예상치 못했던 태풍이 몰아쳐 볍씨가 모두 떨어진 것과 다름없었다.

“심판은 오심이라고 하면 끝나지만 제 입장은 그렇지 않습니까. 모든 책임은 감독이 져야 하는데 억울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FA컵 결과가 달랐다면 우리 선수들이 많이 지쳤지만 심리적으로는 도움을 받았을 수 있었을 겁니다. FA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이후 결국 빈손으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그래서 FA컵 결승전이 가장 많이 기억납니다.”

우승컵은 하나도 못 가져왔지만 소득은 있었다.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해 팀을 젊게 변화시켰다. 위기를 극복하면서 팀은 더 끈끈해졌다. 선수들은 ‘수원’이라는 로열티를 가슴에 새기게 됐다. ‘빅 버드’ 승률도 80% 가까이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팬들은 여전히 목마름을 호소하고 있다. 윤 감독은 팬들의 바람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팬들이 외치는 공격축구에 대한 목마름을 2012년에는 해갈하겠다고 약속했다.

“팬들이 뭘 원하는지 잘 알고 있지만 팀이 연패에 빠져있을 때는 승리할 수 있는 축구가 필요했습니다. 시즌 막판에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 해 벤치에서 공격만 외칠 수는 없었고, 실리축구를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도전하겠습니다.”

윤 감독은 수원 최고 전성기였던 1999년을 재연하겠다고 선언했다. 수원은 당시 18연승 포함 20경기 연속 무패행진, 43경기에서 89골을 몰아넣으며 우승을 싹쓸이 했다. 윤 감독은 선수로 대기록 달성에 일조했다. 이를 위해 K리그에서 검증된 공격수 라돈치치와 중앙수비수 곽광선을 영입했다. 군입대하는 염기훈의 역할을 맡을 대체자원을 선발하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기보다는 2∼3명 정도의 보강을 생각하고 있다.

“시즌 전 관왕에 올랐던 1999년처럼 저력 있고, 화려한 공격을 부활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수원의 ‘뿌리’를 되찾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 섬세하고, 예리하고, 다양해진 축구를 팬들에게 보여 드리겠습니다.”

‘스라소니’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윤 감독의 눈이 반짝거렸다. 내년에는 반드시 별을 따겠다는 신념으로 가득 차 있다. 레전드 출신 감독으로 팀의 전통과 뿌리를 찾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Who is Yoon Sung Hyo?

○생년월일 : 1962년 5월18일
○신체조건 : 173cm/65kg
○출신교 : 동래고-연세대
○선수경력 : 1986년 한일은행, 1987∼1993년 포항, 1994∼1995년 대우, 1996∼2000년 수원
○지도자경력 : 2000∼20003년 수원 코치, 2004∼2010년 숭실대 감독, 2010년 6월∼현재 수원 감독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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