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농구 KGC, 벌처럼 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7시 00분


주전들 고른 득점속 LG 76-62 꺾고 단독 2위
윤호영 18점·5R…동부도 KT 완파 선두질주

벌떼 농구, 인해 전술의 힘은 강했다.

안양 KGC인삼공사가 1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KB국민카드 프로농구에서 외국인선수 로드니 화이트(29점·13리바운드), 김성철(18점), 오세근(6점·14리바운드), 이정현(11점)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창원 LG를 76-62로 꺾었다. KGC인삼공사는 8승4패를 기록해, 부산 KT를 제치고 단독 2위로 치고 나갔다.

반면 LG는 7연패 수렁에 빠졌다. 원주 치악체육관에서는 홈팀 동부가 윤호영(18점·5R)을 앞세워 KT를 82-69로 제압했다. 동부는 11승1패(0.917)로 선두질주를 계속했다.

● KGC인삼공사, ‘벌떼 농구’와 ‘인해전술’의 힘

KGC인삼공사는 가용인원이 풍부한 것이 장점이다. 어떤 농구관계자는 “KGC인삼공사 선수들로 2개 팀을 만들어도 될 정도”라는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한다. 김태술, 이정현, 은희석, 박찬희, 김성철, 김일두, 오세근, 박상률, 양희종 등은 다른 팀에서도 충분히 베스트5로 뛸 실력을 갖추고 있다.

발목 부상으로 10일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된 양희종(195cm)은 “내가 빠져서 KT(11월6일)전에서 이기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만큼 특정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우리 팀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경기 초반부터 압박수비를 쓴다. 그래야 승부의 분수령이 되는 3·4쿼터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벌떼 농구’와 ‘인해전술’로 무장한 KGC인삼공사는 체력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다. 1쿼터부터 강력한 수비로 상대의 혼을 뺏은 다음, 3·4쿼터에서 상대의 다리가 무뎌진 틈을 파고드는 것이 이 감독의 전략이다. KGC인삼공사는 10일 LG전 역시 3·4쿼터에서 점수차를 벌렸다.

KGC인삼공사에게 두려운 것은 상대가 아니라 자만이었다. 이 감독은 “연승 중인 팀보다 연패중인 팀을 만나면 더 껄끄럽다”고 말한다. 상대를 얕보거나, 자칫 느슨한 플레이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다음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크게 이기고 있는 팀에서 작전 타임을 부르는 일도 있다. 이 감독 역시 72-58로 앞선 경기종료 2분18초를 남기고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 정신무장을 새롭게 했다.

● LG의 포지션 중복과 코트밸런스의 부조화

반면 LG는 특정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큰 팀이다. 특히 문태영(194cm)에게 득점이 집중된다. 농구전문가들은 올시즌 LG의 부진에 대해 “서장훈(207cm) 영입 이후, 문태영과 서장훈의 포지션이 자주 겹친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문태영은 페인트 존안에서 득점이 많은 선수다.

외국인 선수에 서장훈까지 3명의 선수가 몰려 있다보니, 코트 밸런스가 깨지기 일쑤였다. LG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루미데 오예데지(205cm)를 퇴출시키고, 애런 헤인즈(201cm)를 영입했다. 헤인즈는 중거리 슛 능력이 떨어지지만, 스피드와 패스 능력을 고루 갖췄다.

LG는 헤인즈가 코트를 휘저어주면, 슛이 좋은 서장훈 등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헤인즈는 국내복귀전에서 23점·8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LG가 갖고 있는 코트밸런스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안양|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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