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FA사상 최고 ‘황금어장’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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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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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승엽-태균 ‘몸값 레이스’

역대 최대 규모의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대호(롯데) 정대현(SK) 이택근(LG) 등 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17명의 명단을 9일 발표했다. 이는 종전 최다였던 2005년의 14명보다 3명이 많은 수다.

○ 10억 연봉 선수 탄생할까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거포 이대호의 거취다. 소속팀 롯데는 역대 최고 대우를 내세우며 ‘무조건 잡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종전 최고액 FA 선수는 심정수로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며 옵션 포함해 4년간 최대 60억 원에 계약했다. 롯데의 논리대로라면 이대호의 몸값은 60억+α다.

여기에 변수가 있다. 오릭스가 이대호에게 2년간 5억 엔(약 72억 원)을 제시했다는 보도가 이미 일본에서 나왔다. 일본야구기구(NPB)는 9일 KBO에 이대호에 대한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구단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대호의 영입을 추진해온 오릭스가 유력하다.

일본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이승엽(전 오릭스)과 김태균(전 롯데)의 계약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선수는 모두 FA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김태균의 전 소속팀 한화는 이미 김태균에게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이승엽의 복귀가 유력한 삼성도 국민타자에 걸맞은 대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빅3’의 몸값 경쟁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연봉 10억 원대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 중간 계투 쟁탈전

이대호의 그늘에 가려 있지만 올해 FA 신청 선수 가운데서는 즉시 전력감인 선수가 대거 포함돼 있다.

특히 정대현이나 이승호(20번·이상 SK), 정재훈(두산), 송신영과 이상열(이상 LG) 등 불펜 투수들은 어느 팀이나 욕심낼 만하다. 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과 SK의 사례에서 드러난 것처럼 불펜은 이제 한국 프로야구의 핵심 보강 포인트다. 정대현은 국내 구단뿐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공격 수비 주루를 겸비해 내야수뿐 아니라 외야수로도 뛸 수 있는 이택근도 젊은 나이(31)와 현재 기량을 보면 타 구단의 관심을 끌 만하다. 선수들은 대부분 “같은 조건이면 현재 팀에 남고 싶다”고 말한다. 바꿔 말하면 언제든 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팀으로 갈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FA 풍년의 이유는

올해는 대졸 FA 연한이 종전 9년에서 8년으로 줄었다. 이택근과 정재훈 등이 새 제도의 수혜자다. FA 보상 규정도 예전에 비해 완화됐다. 종전에는 해당 선수 연봉의 최대 450%를 전 소속 구단에 보상해야 했지만 지금은 300%가 최대다. 그 대신 보호 선수 범위는 종전 18명에서 20명으로 늘었다.

22일 열리는 ‘제2 드래프트’도 원인이다. 한 구단이 너무 많은 2군 유망주를 보유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격년제로 실시되는 제2 드래프트는 각 구단이 미리 제출한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가 드래프트 대상이다. FA 신청 선수는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이에 따라 각 구단은 보호 선수 정원 40명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잔류가 확실시되는 선수를 상대로 FA를 신청하도록 권유할 가능성이 높다.

FA 신청 선수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원 소속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협상이 결렬되면 20일부터 12월 9일까지 20일간 나머지 구단과 계약할 수 있고 이마저도 무위로 끝나면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모든 구단과의 교섭이 가능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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