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빈도 울릴 ‘수비의 정석’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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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5일 07시 00분


가빈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가빈이 직선이 아닌 크로스로 스파이크를 때릴 경우 리베로가 걷어 올릴 확률은 높아진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라이벌전 장면. 스포츠동아 DB
가빈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가빈이 직선이 아닌 크로스로 스파이크를 때릴 경우 리베로가 걷어 올릴 확률은 높아진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라이벌전 장면. 스포츠동아 DB
윤태석 기자의 V리그 스펀지 | 배구는 확률의 싸움

프로배구 2011∼2012시즌 동안 매주 화요일 ‘윤태석의 V리그 스펀지’ 가 찾아갑니다. 배구 규칙이 생각보다 까다롭다고요? 경기를 보다가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다고요? V리그 스펀지에서 전문가들의 친절한 해설을 곁들여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sportic@donga.com) 또는 트위터(@Bergkamp08)에 올려주세요.

위협적 직선공격, 블로킹 1차저지
반대쪽 수비수 디그 확률 높아져

속공은 대각선 공략 땐 백발백중

삼성화재 공격수 가빈 슈미트의 타점은 3m75cm다. 농구 백보드 최정점의 높이에서 때리는 시속 120km의 스파이크는 무시무시하다. 더 놀라운 건 상대 수비수다. 가빈의 스파이크를 몸을 날려 막아내는 디그를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과연 이게 가능할까. 숨은 비밀이 하나 있다. 배구 수비 위치의 기본만 알면 가빈의 스파이크를 무력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바로 ‘확률의 싸움’이다.

● 수의 기본 -스트레이트는 블로킹 저지

상대 공격수가 코트 왼쪽 끝에서 스파이크를 때린다고 가정할 때 직선으로 오는 볼은 블로커들이 1차로 저지하고 대각선 볼은 리베로 등 수비수들이 방어하는 게 기본이다. 코트 A에서 B까지 약 10m, A에서 C까지 약 6.5m라고 했을 때 3∼4m의 거리 차가 나지만 받는 쪽의 느낌은 엄청나게 다르다.(그림1 참조)

MBC스포츠플러스 김상우 해설위원은 “각이 좋고 타점이 높은 선수가 스파이크를 때렸을 때 직선으로 블로킹을 통과해 오면 막는 게 불가능하다. 대각선 볼을 걷어 올릴 확률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시속 120km의 볼이 B에 도달하는 시간은 약 0.05초, C에 도달하는 시간은 0.0325초. 찰나의 순간이 수비의 성패를 가른다. 선수들은 직선 쪽은 스트레이트, 대각선 쪽은 크로스라고 부른다. 리베로가 블로커들에게 “스트레이트, 반 크로스만 막아. 크로스는 나한테 맡겨”라고 하는 식이다.

만일 공격수가 블로커 위를 통과하는 스파이크를 직전으로 제대로 때린다면? 그 때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감독들은 블로커들에게 최대한 붙여주라는 주문을 한다. 블로커 2명 혹은 3명이 촘촘하게 늘어서 상대 공격수가 직선 쪽으로 때리면 손에 맞고 튕길 수 있도록 1차 방어를 하는 것이다. 또 스파이크가 블로킹을 피하기 위해 직선 쪽에서 벗어나면 벗어날수록 수비수가 걷어 올릴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 속공의 기본 -대각선 먼 쪽 공략

세터와 센터의 완벽한 호흡이 필요한 전광석화 같은 속공도 배구의 보는 재미를 더 해주는 플레이다. 여기에도 확률을 이용한 기본 공식이 있다. 속공은 먼 대각선 쪽을 공략하면 백발백중이다.

동료가 서브를 넣으면 수비수들은 안 쪽에 들어와 있게 된다.(그림 2 참조) 상대 세터가 갑작스레 2단 공격을 할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 상대 세터가 속공이 아니라 좌우 공격수들에게 볼을 배달하면 그때서야 한 발씩 뒤로 빠져 스파이크를 막을 준비를 한다. 이때가 속공의 공략 포인트다. 수비수들이 미처 뒤로 빠지지 못했을 때 가운데서 양 사이드 빈 자리로 길게 때리면 꼼짝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노련한 센터들은 속공 시 평소보다 뒤에서 점프한다. 네트에서 60cm 가량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라면 세터에게 말해 1m 뒤에서 점프할 테니 볼을 좀 더 뒤로 빼달라고 요구한다. 뒤에서 때리면 그만큼 길게 칠 수 있는 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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