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표 ‘닥공’+‘밀당’ = 최강 전북

  • Array
  • 입력 2011년 10월 24일 07시 00분


■ K리그 정규시즌 1위 원동력은?

더블 스쿼드…선수들 믿고 닥공
튀는 용병들 밀당으로 길들이기
최감독, 젊은 감각+유머로 화합


전북 현대가 2011시즌 K리그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전북은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29라운드 홈경기에서 0-0로 비기며 8승8무3패(승점 62)로 남은 한 경기와 관계없이 1위를 확정,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2009년 이후 2년 만에 K리그 왕좌 탈환에 나선 전북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확보했다. 챔프전은 11월30일과 12월4일 홈&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 과감한 결단력

전북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브라질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여기서 목표 설정이 완료됐다. 무리한 욕심을 접고, K리그와 챔스리그에 전념하기로 했다. 지난 시즌 학습효과에서 비롯됐다. 전북은 작년에 무려 4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뛰었다.

컵 대회와 FA컵까지 도전하려다 결국 탈이 났다. 똑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필요 없는(?)’ 대회는 과감히 버리기로 했다.

냉철한 판단력은 선수단 관리에도 힘을 실었다. 매년 전북은 스쿼드의 절반 이상이 물갈이된다. 기량 좋은 선수라도 팀에 맞지 않는다고 여겨지면 빠른 결단을 내렸다. 물론 선택한 선수들에는 절대적인 믿음을 준다. 잘할 때나, 부진할 때나 한결 같다. 이는 닥공(닥치고 공격)축구의 팀 컬러를 유지하는 힘이 됐다. “시즌 초 뚜렷한 방향 설정이 적절했다. 원정 때 (수비 축구를 하고 싶은) 유혹도 가끔 있었지만 바꾸지 않았다. 선수들이 잘했다.”

●사기 진작

컴퓨터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고, 인터넷 서핑을 즐기는 최 감독답게 젊은 감각을 계속 유지한다. ‘닥공’이란 용어도 인터넷 축구 게시판에 한 팬이 남긴 표현에서 나왔다. 그래서인지 항상 선수들과 가깝다. 하지만 가볍지 않다. 유머 감각이 뛰어나지만 그의 말에는 늘 뼈가 담겼다.

전북 관계자는 “내 편으로 끄는 묘한 힘이 있다”고 했다. 모든 게 선수 중심이다. 주위가 파괴력 넘치는 공격진에 주목할 때, “수비수들의 희생이 너무 고맙다”고 말한다. 벤치의 신뢰는 없던 힘도 나게끔 했다.

이는 용병들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 큰 경기를 즐기는 에닝요, 고된 훈련은 싫어도 꾸준한 출전 기회를 희망하는 루이스 등 ‘제 멋대로’ 브라질 선수들의 성향을 파악한 최 감독은 적절한 ‘밀당(밀고 당기기)’을 가미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최 감독이 사석에서 반복하는 말이 있다. “2009년까진 전주 원정을 올 때 두렵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젠 다들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온다. 두려움을 주는 팀으로 변모한 게 가장 큰 소득이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ke3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