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이효봉 토크박스] 투수교체 타이밍서 승패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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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2일 07시 00분


벼랑 끝이다. 22일 한국시리즈행 티켓은 SK 에이스 김광현(왼쪽)과 롯데 우완 에이스 송승준의 어깨에 달렸다. 스포츠동아DB
벼랑 끝이다. 22일 한국시리즈행 티켓은 SK 에이스 김광현(왼쪽)과 롯데 우완 에이스 송승준의 어깨에 달렸다. 스포츠동아DB
KS티켓 벤치싸움서 결판

2승2패, 이제 마지막 게임이다. 결과에 따라 한 팀은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영광을 차지하지만 다른 한 팀은 시즌 마감이다. 두 팀 모두 벼랑끝 처지. 22일 사직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PO) 5차전은 어느 팀 승리로 끝이 날까.

준PO부터 족집게처럼 맥을 짚었던 스포츠동아 양상문·이효봉 해설위원의 눈을 통해 3·4차전을 돌아보고 5차전을 예상해본다.

롯데·SK 타자들 서두른 경기 패배

● 3·4차전 결과 분석

▲ 양상문 해설위원=두 게임 모두 양 팀 투수진들이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3차전에선 SK 투수진이, 4차전에선 롯데 마운드가 각각 상대 타선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타선의 아쉬움도 찾을 수 있었다. 롯데는 타자들이 적극적인 공격 성향을 띄는 팀인데, 적극적인 태도가 포스트시즌같은 단기전에서 A급 투수에게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4차전에서 SK 타선도 마찬가지였다. 이만수 감독대행이 공격적인 태도를 주문하면서 SK 특유의 끈질긴 맛이 사라졌다. 밖에서 볼 때 갑작스런 공격적 타격 주문이 전반적인 타선의 컨디션 저하를 가져온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재미있고 큰 야구를 지향한다는 것은 맞지만, 타자는 상황에 따라 기다릴 때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걸 보여준 3·4차전이었다.

▲ 이효봉 해설위원=3차전은 송은범의 역투가 빛을 발했고, SK의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인 반면, 롯데는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타자들 집중력 싸움에서 SK가 승리했다. 4차전은 벤치의 장원준 투입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떨어진데다, 테이블세터와 중심 이대호의 방망이가 터진 롯데의 승리로 끝이 났다.

SK는 윤희상이 잘 던졌지만, 이번 PO에 들어 타자들이 가장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한 번만 더 이기면 된다는 마음가짐이 타자들을 소극적으로 움직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SK 와이번스 정근우.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SK 와이번스 정근우. 스포츠동아DB

롯데 강민호·SK 정근우 활약이 키포인트

● 5차전 전망

▲ 양 위원=이번 시리즈에 앞서 전반적으로 롯데의 우세를 점쳤는데, 롯데가 짜임새 있는 수비와 세밀한 작전야구 수행 등에서 작년과는 확실히 다른 완성된 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5차전은 승패를 예측하기 정말 어려운 게임이다. 승부는 양 팀 벤치의 투수교체 타이밍에서 결정될 것이다.

SK는 선발 김광현이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했을 때 나머지 필승 불펜조 투입 순서와 타이밍을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 롯데는 선발 송승준이 얼마나 버텨주면서 상대적으로 층이 얇은 불펜조에 바통을 넘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대호는 4차전에서 홈런을 때렸지만, 특유의 집중타나 장타를 때릴 수 있는 100% 컨디션은 아닌 것 같다. 굳이 양 팀 키플레이어를 꼽자고 하면 SK 입장에선 4차전에서 침묵했던 톱타자 정근우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근우가 살아나야 팀 전체 타선이 탄력을 받는다.

롯데는 이대호보다도 6번 강민호의 방망이가 중요하다. 계속 강민호에서 찬스가 끊기는 모습을 보였는데, 포수는 방망이 성적이 좋지 않으면 투수 리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차전 부담감…수비실책이 돌출 변수

▲ 이 위원=SK는 불펜, 롯데는 공격력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 정도로 양팀 컬러는 정반대의 색깔을 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양 팀은 의외의 모습도 보였다.

특히 롯데는 전통적으로 수비와 불펜이 약한 팀이었지만, 이번 시리즈를 통해 이같은 모습에서 어느 정도 탈피했음을 보여줬다. 양 팀 선발 SK 김광현과 롯데 송승준이 상대 기선제압에 얼마나 성공하느냐가 게임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 특히 5차전은 양팀 모두 마지막이라는 부담감을 어떻게 떨쳐내느냐, 그 차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이와 연관선상에서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5차전이라는 심적 부담감이 실수로 연결되느냐, 아니면 정상 플레이를 펼치느냐에 따라 팀 희비가 엇갈릴 듯하다. 롯데가 1차전, 3차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맥없이 주저 않지 않고 ‘패 뒤 승’을 반복할 수 있었던 것은 흔들리지 않은 수비 능력의 힘이 컸다. 그것도 SK와의 게임에서 더 빛을 발했다는 점이 롯데로선 긍정적이다.

정리|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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