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16년 만에 고향 귀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8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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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폭격기'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시속 150km 강속구와 날카롭게 휘어지는 슬라이더로 타자를 제압하던 국보급 투수. 선동열 전 삼성 감독(48)이 18일 친정팀 KIA의 제7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1995년까지 해태(현 KIA) 선수로 뛴 뒤 16년 만의 복귀다.

선 감독은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삼성 감독직에서 물러나 야인생활을 해왔다. 그는 "선수시절 뛰었던 팀의 감독이 돼 영광스럽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고향 팬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임 조범현 감독은 임기를 1년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12일 SK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패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뒤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이를 수용했다. 조 감독은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지만 지난해 5위에 머물렀고, 올해도 4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선 감독은 "KIA는 조범현 감독님의 지도 아래 좋은 자질을 갖춘 선수가 많다. 전지훈련에서 불펜과 조직력을 보완해 더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계약기간과 연봉 등 세부 조건은 조만간 발표된다.

이순철 전 LG 감독은 선 감독의 수석코치로 선임됐다. 둘은 해태의 전성기 시절 멤버이자 오랜 친구다. 왕년의 해태 멤버들이 코칭스태프로 대거 영입될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광주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최근 별세한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과 함께 1980년대 영호남을 대표하는 불세출의 투수였다. 해태 시절 11시즌 동안 146승 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 1.20을 기록했다. 다승왕 4회, 탈삼진왕 5회, 0점대 평균자책 3회 등 수많은 기록을 세우며 해태의 한국시리즈 6회 우승을 거둔 주역이었다. 그는 1996년부터 4년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의 마무리투수로 98세이브(10승 4패 평균자책 2.70)를 거두며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는 사령탑으로도 승승장구했다. 2004년 삼성 수석 코치를 맡은 이듬해 감독을 맡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끄는 등 5번이나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선발-불펜-마무리 투수를 분업화한 '지키는 야구'로 성공 신화를 썼다. 2009년 시즌 도중 삼성과 5년 재계약을 했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문 뒤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선 감독은 한화 한대화, 두산 김진욱 감독에 이어 친정팀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 그의 내년 시즌 목표는 '해태 시절을 포함한 KIA의 11번째 우승'이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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