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날짜 앞당겨 흥행 성공한 하나은행 챔피언십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0월 10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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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국내 프로골프투어에선 유난히 기상 악화로 인한 피해가 많았다.

국내에서 골프대회가 열릴 수 있는 시기는 4월부터 11월까지. 하지만 올해는 예상치 못한 폭우와 폭염, 태풍까지 이어지면서 정상적으로 대회를 끝마치지 못한 일이 잦았다. 기상 악화로 중단 또는 축소, 취소된 경기가 10여 차례에 달한다. 비공식이지만 역대 가장 많은 수난을 겪었다.

가장 먼저 악천후의 피해를 본 지역은 제주도다.
5월 SK텔레콤오픈은 지난해까지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다 올해부터 제주 핀크스 골프장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하지만 악천후의 첫 희생양이 됐다. 4라운드를 앞두고 짙은 안개와 비가 내리면서 결국 3라운드 경기로 축소됐다.

6월 롯데 칸타아여자오픈과 에쓰오일 챔피언스가 짙은 안개로 몇 차례 중단되기를 반복하다 겨우 대회를 끝마쳤다. 7월에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 장마가 속을 태웠다. 경남 양산에서 열린 한일골프대항전은 갑작스런 폭우와 천둥, 번개가 몰아치는 바람에 대회가 잠시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등 진땀을 뺐다.

하이원리조트오픈은 올해 악천후로 가장 큰 피해를 봤다.
8월 열리던 대회를 한 달 앞당겨 7월7일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 골프장에서 열었지만 나흘 내내 짙은 안개가 골프장을 덮어 하루도 정상적인 경기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이 대회는 4라운드 중 1라운드만 끝내면서 대회가 취소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총상금 10억원의 절반인 5억원을 참가선수 모두가 골고루 나눠가졌다.

태풍 피해도 속출했다. 제주 오라 골프장에서 열린 조니워커오픈은 태풍 무이파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3라운드 대회로 축소돼 끝났다. 3라운드 경기가 끝난 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제주 지역을 강타하면서 대회는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KLPGA 투어 넵스 마스터피스 역시 마지막 4라운드가 기상악화로 취소되면서 3라운드 경기만으로 우승자를 가렸다.
발렌타인 챔피언십은 소나기를 피하려다 태풍을 맞을 뻔 했다. 작년까지 제주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렸던 이 대회는 올해 경기도 여주의 블랙스톤 골프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제주에서 열린 세 차례 대회가 모두 악천후로 정상적인 경기 진행을 하지 못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올해 대회 역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는 통해 경기를 몇 차례 중단하는 등 진행이 수월하지 못했다. 다행히 4라운드 경기를 모두 끝냈지만 관계자들은 식겁했다.

반면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지난해보다 2주 앞당겨 대회를 개최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작년까지 10월 마지막 주에 열렸던 이 대회는 강풍과 추위로 인해 힘든 경기를 해야만 했다. 올해는 2주 앞당긴 10월 둘째 주 개최되면서 추위도 피하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골프대회 관계자들 사이에서 “흥행보다 더 중요한 게 좋은 날짜를 선택하는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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