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LG 주키치, 4강행 희망 살린 ‘에이스 만점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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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5일 07시 00분


6.2이닝 2K 1실점…시즌 9승 뚝심
잠실 2연패 끊고 두산 상대로 첫승
6위 추락 위기 뚫고 4강 불씨 살려

주키치. 스포츠동아 DB.
주키치. 스포츠동아 DB.
LG 주키치가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6.2이닝 6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하며 시즌 9승을 수확했다. 개인으로 잠실 2연패를 끊는 동시에 시즌 두산전 첫승을 거뒀다. 팀으로서도 의미 있는 1승이었다. 6위 두산이 승차 없이 바짝 추격해온 상태에서 LG는 5위를 지키기 위해 이날 반드시 이겨야했다.

그런데 선발투수의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늘 압도적인 피칭을 하던 평소와 달리 매 회 주자가 출루했다. 타석마다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며 괴롭히는 두산 타자들 때문에 5회 투구수가 100개에 달했다.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꼽히는 ‘이닝이터’로서의 역량은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려고 했다. 7회 2사 후 최계훈 투수코치가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자 더 던지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미 투수교체 의사를 심판에게 전달했기 때문에 결국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지만 공을 놓기 싫은 모습이 역력했다. 점수가 11점(12-1)차로 벌어졌고 승리도 확정적이면 보통 자기 몸을 챙기기 마련임에도 그는 경기를 책임지려는 마음이 매우 강했다.

이러한 주키치의 모습은 일본구단의 마음도 흔들고 있다. 그는 시즌 초반 한국리그 최고의 용병으로 평가받는 두산 니퍼트에 밀려 일본 용병 리스트업에서 밀려나있었다. 그러나 희소가치가 있는 좌완에 공을 숨겨서 나오는 투구폼 덕분에 후보 순위가 점점 상승하고 있다. 승수가 적은 이유도 승운이 없었을 뿐 시즌 내내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도 그는 일본 소프트뱅크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호투를 펼쳤다. 특히 직구최고 구속은 142km였지만 커브,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싱커 등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섞어 타자들을 요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주키치는 경기 후 “오늘은 나보다는 타자들이 잘 해서 이겼다”고 모든 공을 돌리고는 “그동안 커브가 안 들어가서 고생했는데 오늘은 커브가 잘 들어갔다. 앞으로 등판할 때마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끝까지 팬들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4강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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