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 친절한 이신바예바 금메달 응원했는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31일 07시 00분


■ 아쉬움 삼킨 한국 미녀새 최윤희

7년전 고교시절 꿈에그리던 우상
한국 타이기록 축하도 받았는데…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가 금메달을 땄으면 했는데….” ‘한국의 미녀새’는 ‘원조 미녀새’의 실패에 누구보다 아쉬워했다.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는 여자장대높이뛰기 예선이 열렸다. 최윤희(25·사진·SH공사)는 4m40을 넘으며 자신이 보유한 한국기록과 타이를 이루고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낙담하던 최윤희에게 가슴 설레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기종료 후,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는 최윤희의 코치 아르카디 시크비라(우크라이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크비라 코치는 ‘인간새’ 세르게이 부브카(48·국제육상경기연맹 부회장)이 추천한 인물로, 이신바예바와도 친분이 있다.

이신바예바의 용건은 “한국기록 경신 축하”였다. 물론 그 정보는 잘못된 것이었다. ‘경신’이 아니라 ‘타이’가 맞다. 이에 대해 최윤희는 “2010년 3월 이탈리아 전지훈련을 갔을 때 이신바예바와 함께 훈련했다. 당시 이신바예바가 한국기록을 물어 ‘4m35’라고 말했는데 그것을 기억하는 듯 했다”고 설명했다. 이신바예바는 이후 최윤희를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2010년 6월 최윤희가 한국기록을 4m40으로 늘린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 일화는 그만큼 이신바예바가 최윤희와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둘의 인연은 벌써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3 유망주이던 최윤희는 러시아 볼고그라드의 실내육상경기장에서 ‘자신의 우상’ 이신바예바와 함께 훈련을 했다. 이후 이신바예바가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 자주 초청선수로 등장하며 얼굴을 익혔다.

최윤희는 “이번에는 워낙 큰 대회라 이신바예바가 모자를 푹 눌러쓰고 과묵했지만, 평소에는 세계적인 스타임에도 상당히 친절하다. 그녀의 나이가 많다고들 하지만 오랜 공백과 부상 등을 감안하면, 이렇게 하는 것도 이신바예바니까 가능한 일이다.

2012런던올림픽에서도 만나고 싶다”며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최윤희는 런던올림픽 B기준기록(4m40)을 통과한 상태다.

대구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