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자축구 아시아 첫 월드컵 우승 환호… 한국여자축구는 어디까지 왔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지난달 평가전 비겨… 한-일 ‘종이 한장 차이’

일본 여자 축구대표팀이 아시아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일본은 1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방크 경기장에서 열린 세계 랭킹 1위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1로 이겼다. 1991년 초대 대회부터 매번 본선에 올랐지만 1995년 2회 대회 때 8강에 진출한 뒤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던 일본은 6회째인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일본은 남녀를 통틀어 성인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첫 아시아 국가도 됐다. 일본의 사와 호마레는 5골로 골든부츠(득점왕)와 골든볼(MVP)을 차지했다.

일본의 우승으로 한국의 여자 월드컵 우승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한국은 지난달 18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지난해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선 우승,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선 3위를 차지하며 성인 월드컵 우승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2015년 캐나다 월드컵 또는 그 다음 월드컵에서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덕주 20세 이하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실력은 세계 강호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다”며 “현재는 일본이 우리보다 한 수 위지만 대표팀 선수들이 국제 경기에 대한 경험을 더 쌓는다면 충분히 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인철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도 “지난달 평가전에서 일본과 비긴 뒤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올랐다”며 “월드컵에서 언제든지 4강 이상은 충분히 할 수 있다. 기술적인 부분을 좀 더 보완한다면 우승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한국이 월드컵 4강 이상의 실력을 가졌지만 미국, 일본 등 세계적인 강호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저변 확대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일본이 상대 전적 3무 22패로 절대 열세였던 미국을 꺾은 것은 미국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선수층에서 체계적인 교육과 집중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덕주 감독은 “4∼6세의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을 일찍부터 발굴해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이런 선수들이 많아져야 자연스럽게 저변이 확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대표팀을 조직해 나간다. 대표팀과 그 외 선수들의 수준 차가 많이 난다”며 “일본처럼 성인팀, 22세 이하, 18세 이하, 15세 이하, 12세 이하 팀 등 연령대별로 우수 선수를 모아 훈련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9월 1일부터 중국 지난에서 열리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에 출전한다. 일본, 중국, 호주, 북한, 태국 등 6개국이 풀리그로 겨루는 예선에서 두 팀만이 본선에 진출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