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를 배우자” 이종범도 반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7월 19일 07시 00분


해피바이러스 이범호’ 칭찬릴레이

조범현 감독 “출전의지 등 후배에 귀감”
황병일 코치 “투수들과 수싸움 능해져”
안치홍 “툭건네는 한마디 타석서 큰힘”


이구동성이다. KIA 이범호(30)를 보는 선후배, 코칭스태프는 “성적도 성적이지만 좋은 마인드가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물론 객관적인 성적만으로도 공헌도 1위다. 18일까지 타율 0.312, 17홈런, 58득점, 69타점. 타점과 득점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수비에서도 핫코너 3루를 맡아 83경기 동안 단 1개의 실책만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KIA 조범현 감독은 “범호는 보이는 성적보다 팀에서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칭스태프가 보는 이범호

KIA는 2009년(0.267·8위)과 2010년(0.260·7위) 팀타율이 꼴찌였다. 그러나 2011년 당당히 1위(0.278)를 달리고 있다. 타선에 단 1명이 추가됐을 뿐인데 시너지효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조 감독은 “범호는 마인드가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에서)야구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힘든 시기를 거쳐봐서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다르고 허리통증에도 출전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이런 모습들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0년 한화에 입단했을 때부터 KIA에 몸담을 때까지 늘 가까이서 그의 모습을 지켜봐왔던 황병일 수석코치는 “(이)범호가 여유로워졌다”고 평가했다. 투수와 수싸움이 능해지고 구종, 구질에 따라 짧게 끊어 칠 때와 크게 휘둘러야할 때를 구분하는 능력이 향상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후배들을 대하는 태도였다. 황 코치는 “범호가 후배들에게 각 투수성향이나 대처법을 설명해준다”며 “한·일 야구를 모두 경험했던 선배의 조언이니 후배들도 경청한다. 그게 타선이 좋아진 결정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선후배에게도 이범호는 으뜸

선후배들도 이범호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종범은 “예전에도 자질이 좋은 선수였지만 일본에 다녀오면서 노림수가 좋아졌다. 장타를 때려야할 때와 짧게 끊어쳐야 할 때를 깨달은 것 같다. 후배들이 어떻게 하면 애버리지가 높아지는지 이범호를 보면서 배우고 있다”고 했다. 아직 31세인 점도 플러스요인으로 꼽았다. “한창 기량을 꽃피우는 나이다. 올해 반짝 스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치홍도 “선배님의 툭 건네는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고 귀띔했다. 이범호는 타석에서 아웃된 뒤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후배들을 향해 ‘오늘 못 치면 내일 치면 된다’, ‘첫 타석, 두 번째 타석에 못 쳤으니까 다음 타석에서 좀 더 집중하면 되겠네’ 등의 위로를 건넨다고 한다. 찬스를 못 살려 잔뜩 기가 죽은 후배에게 더할 나위 없는 큰 힘. 분위기메이커도 자청하고 있다. 혹 덕아웃이 침체되면 재미있는 얘기로 밝게 바꿔놓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돌아와 KIA로 이적할 때만 해도 이범호는 이방인이었다. 하지만 이제 팀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했다.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힘찬 질주에 절대 필요한 ‘엔진’이 됐다.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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