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훈 기자의 끝내기 홈런]이대호, 이승엽 넘어설 수 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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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야구 스타가 있다. 한 명은 매끈한 몸매에 군더더기 없는 스윙으로 총알 같은 홈런 타구를 날린다. 다른 한 명은 130kg에 육박하는 거구지만 타고난 유연성으로 홈런과 안타를 고루 쏟아낸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5·오릭스)과 지난해 홈런왕 이대호(29·롯데)는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 대상이다. 우선 둘 다 투수로 입단했다가 타자로 전향해 성공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닮았다.

이승엽은 삼성에서 9시즌 통산 타율 0.305에 324홈런 948타점을 기록했다. 해마다 평균 홈런 36개에 타점 105.3개를 날린 셈이다. 그는 1997년부터 7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터뜨렸다.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시즌도 5번이나 된다. 2003년에 세운 56홈런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대호의 방망이도 전성기의 이승엽 못지않다. 12일 현재 타율 0.362에 20홈런 66타점으로 타격의 달인으로 불릴 만하다. 앞으로 58경기가 남아 있어 타격 7관왕에 올랐던 지난해 타율(0.364), 홈런(44개), 타점(133개) 못지않은 성적이 기대된다.

이대호는 입단 4년째인 2004년부터 2008년(19개)을 제외하곤 매년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2005년부터는 6년 연속 80타점 이상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10시즌 통산 타율 0.302에 198홈런 696타점이다. 최근 5년만 놓고 보면 타율 0.326에 평균 홈런은 29개, 타점은 100.4개나 된다.

이대호는 10일 SK와의 경기에서 시즌 21호 홈런이자 100번째 안타를 날렸다. 하지만 갑자기 쏟아진 비로 노게임이 선언되면서 자신의 기록도 모두 무효가 됐다. 그럼에도 이대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한국야구위원회가 11일 발표한 올스타 인기투표에서 역대 최다인 83만7088표를 얻어 최고의 별로 선정됐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이승엽은 장타력(홈런)에서, 이대호는 정교함(타율)에서 앞선다. 이대호는 내년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일본 언론은 최근 한신이 이대호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대호는 이승엽이 일본에 진출한 뒤 빛을 봤다. 과연 내년에 둘의 맞대결은 이뤄질까.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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