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훈련땐 독기, 경기땐 살기…6월의 KS!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6월 22일 07시 00분


SK-KIA 맞대결 광주구장의 막전막후
조범현감독, 경기전 선수들 꼼꼼히 체크해

이호준 “KS 모드로 하자”…비장함 묻어나

슬라이딩 안타 등 경기내내 총력전 펼쳐져
2007년 이후 SK는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갔고, 이 중 3번을 우승했다. 2011년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SK의 우승을 저지한 단 하나의 팀이 2009년 KIA였다. 그리고 KIA는 2011년에도 SK를 막을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다른 데가 아니라 SK 내부가 그렇게 본다는 점은 음미할 만하다.

SK와 KIA가 붙으면 쏠림현상이 강했다. 어떤 계기로 흐름이 바뀔 때까지 한 쪽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패턴이다.

그 비근한 예가 2009년 광주에서 벌어진 소위 ‘6·25시프트’였다. 져주기 논란이 벌어졌고, 이전까지 KIA에 절대우세를 지켜오던 흐름이 깨졌다. 그리고 결국에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잡혔다. 와신상담한 SK는 2010년 14승5패의 절대적 우세로 반전시켰다. 지고는 못사는 SK 선수단은 ‘KIA와 붙으면 눈빛이 달라진다’는 말이 나올 만치 집요했다.

이 추세는 2011년 초반 3연승을 달릴 때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전열을 정비한 KIA는 5연승으로 대반격했다. 끝내기 삼중살이 반전 모멘텀이었고, 이후 KIA는 SK에 유일한 스윕까지 해냈다. 그리고 이뤄진 21일 광주 대회전을 앞둔 양 팀의 침묵 속에는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KIA 사이드

KIA 조범현 감독은 덕아웃 감독석에 앉아서 타격 훈련을 지켜봤다. TV 카메라가 옆에 다가오자 “안 보이니 좀 비켜달라”고 할 정도로 집중했다. 이현곤이 치는 것을 보더니 “써보려니 안 되겠네”라고 혼잣말을 했다.

말을 아낀 조 감독이지만 기자단에게 역질문(?)을 던졌다. “(윤)석민이 언제 던져요?” 22∼23일 선발을 알려줄 수 없다는 반어적 표현인 셈이다. 타격훈련이 끝나자 조 감독은 바로 감독실로 들어가 SK전을 대비했다.

KIA 황병일 수석코치는 “굳이 말을 안 해도 선수단 전체가 SK와 붙으면 더 진지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KIA는 1회부터 번트를 댔다. 김선빈은 5회 유격수 땅볼을 치고 1루에 슬라이딩해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SK 사이드

SK 주장 이호준은 21일 광주구장으로 출발하기 전, 숙소에서 미팅을 열었다. 주문은 간결했다. “한국시리즈 모드로 하자. 벤치에서 자리 지키고 집중하자.” 이호준은 “말 안 해도 KIA에 연패라는 것을 선수들이 알고 있다”고 SK의 분위기를 전했다. SK는 0-3으로 밀리던 6회 박정권의 3점홈런 한 방으로 KIA 선발 로페즈를 흔들더니 7회 조동화의 역전안타가 터졌다. 역전에 성공하자 SK 김성근 감독은 지체 없이 불펜 에이스 정우람을 호출했다. 한여름의 한국시리즈다운 총력전이었다.

광주 |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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