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타차 선두 매킬로이 코앞에 우승컵 ‘아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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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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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양용은 “매킬로이 4오버파 치고 내가 4언더파 칠 수 있는 게 골프”
US오픈골프 3라운드

3라운드까지 2위와 8타차 1위. 이쯤 되면 남은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하지만 ‘트로피의 향방은 아직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북아일랜드의 영건 로리 매킬로이(22)는 이런 전망이 달가울 리 없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가 돼 입증하는 길밖에 없다. 매킬로이는 19일 미국 메릴랜드 주 베데스다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파71)에서 열린 US오픈골프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중간합계 14언더파 199타로 사흘 연속 리더보드 꼭대기를 지켰다. 이날 같은 조로 맞붙은 2위 양용은에게 8타 앞섰다.

매킬로이는 사상 첫 메이저 챔피언 등극의 달콤한 꿈에 젖어들 만하지만 아직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4월 마스터스 때 4타차 선두였다 최종일에 80타로 무너지기도 했다.

최근 13개 연속 메이저대회에서 3라운드 선두가 최종일에 70타 벽을 깬 적이 없다. 우승한 경우도 4차례에 불과했다.

불길한 자료들이 쏟아져도 매킬로이의 상승세는 어떤 장애물도 뚫을 것 같다. 2000년 이 대회에서 15타차로 우승한 타이거 우즈를 떠올리게 한다. 스윙은 완벽에 가깝고 현명한 공략으로 ‘가장 험난한 테스트’라는 US오픈 코스를 농락하고 있다. 이날까지 그의 스코어는 역대 54홑 최저타 기록. 순위 변화가 심해 무빙데이로 불리는 3라운드에서도 좀처럼 허점을 보이지 않았다. 10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보기를 한 뒤 11번홀(파4)에서 티샷을 10cm 깊이의 러프에 빠뜨렸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만했으나 그는 188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핀 5.4m에 떨어뜨려 버디를 낚은 뒤 주먹을 날리며 환호했다. 곧바로 흐름을 되살린 승부처였다.

매킬로이는 “오거스타에서의 아픈 경험으로 내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알게 됐다. 예전엔 공격적으로 쳐야 할 때와 그렇지 않아야 될 상황도 잘 몰랐다. 이젠 다르다. 내 계획대로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역대 US오픈에서 6타차 이상 앞서다 역전패한 경우는 없다. 역대 메이저대회 최종일에 7타차 이상의 선두가 뒤집힌 사례도 없다.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2타 앞선 우즈에게 역전패를 안기며 우승한 양용은은 지난해 한국오픈에서 선두에 10타 뒤졌다 극적인 승리를 안았다. 20일 새벽 매킬로이와 이틀 연속 맞붙는 양용은은 “매킬로이를 보면 나머지 선수들은 2위 경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매킬로이가 4오버파를 치고 내가 4언더파를 칠 수 있는 게 골프”라며 추격 의지를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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