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의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 꿈이 익어가고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1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400m 결선에서 45초69를 기록해 제러미 워리너(45초13·미국), 저메인 곤살레스(45초16·자메이카) 등에 이어 5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45초61)에 0.08초 모자랐던 피스토리우스는 올림픽 출전권이 자동 부여되는 A기준기록(45초25)에는 못 미쳤지만 비장애 선수 3명을 따돌리며 자신감을 얻었다.
피스토리우스는 일반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B기준기록(45초70)은 이미 넘어섰지만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선 2%가 부족한 상태. 나라별로 A기준기록 통과자가 있을 경우 최대 4명을 신청할 수 있고 A가 1∼3명이면 B를 1명 끼워 신청할 수 있다. 대구 세계선수권대회를 2개월여 앞둔 현재 남아공에는 L J 판 질(26)이 44초86의 시즌 최고기록으로 A기준기록을 통과한 가운데 레보갱 모엥(23)이 45초47, 오펜스테 모가웨인(29)이 45초59, 그리고 피스토리우스가 B기준기록을 통과한 상태다.
종아리뼈 없이 태어나 생후 11개월부터 양쪽 다리를 쓰지 못한 피스토리우스는 탄소 섬유 재질의 보철 다리를 붙이고 레이스에 나서 ‘블레이드 러너’로 불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려 했으나 IAAF는 특수용품(고탄성 의족)의 도움을 받으므로 출전할 수 없다고 판정했다. 그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로 사건을 끌고 가서 ‘의족으로도 비장애인 선수와 경쟁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46초25로 기준기록을 통과하지 못해 꿈을 접었다.
피스토리우스는 “아주 기쁘다. 계속 내 실력을 입증해 나가겠다. 3년 전 베이징 때는 간발의 차로 티켓을 놓쳤다. 이번에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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