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준이 슬럼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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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6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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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감독 “잠시 흔들렸을 뿐” 굳은 믿음

박현준은 최근 3경기에서 언터처블의 구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실점은 최소화했다. LG 박종훈 감독은 바로 그 점을 주목한다.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더라도 에이스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박현준은 최근 3경기에서 언터처블의 구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실점은 최소화했다. LG 박종훈 감독은 바로 그 점을 주목한다.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더라도 에이스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최근 3경기서 컨디션 하향세
“누구나 상·하향 사이클 있는 것
주춤 해도 실점 최소화 고무적”

박현준도 “문제 없다” 자신감
“주춤거릴 시기에 오히려 능력을 확인해 기쁘다.”

LG 박종훈 감독은 25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전날 패배가 뼈아픈 듯 입맛을 다셨다. 취재진이 “요즘 분위기로는 박현준 등판하는 날이면 승리를 해야하는 데 아쉽지 않느냐”고 묻자 “왜 안 그렇겠느냐”며 웃었다. 기자들 앞에서 겉으로는 미소를 머금었지만, 그 미소 속에 진한 아쉬움이 배어나왔다.

박 감독은 “투수도 사이클이 있다. 최근 3경기에서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다. 시즌 초반에는 직구 구속이 147∼149km 정도 됐고, 볼끝도 좋았다. 포크볼은 자이로드롭처럼 수직으로 날카롭게 떨어졌다. 슬라이더도 기막히게 들어갔다. 그러나 그때와 비교하면 구속이 다소 떨어졌고, 포크볼의 각도도 다소 무뎌졌다. 구위가 전체적으로 약간 떨어져 있는 상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투수도 슬럼프는 있다. 누구나 사이클이 있게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오름세를 타게 되는데, 지금은 하향곡선에 있는 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도 호투를 하고 있다는 점에 매우 높은 점수를 줬다. 박현준은 선발투수로서 풀타임 첫해다. 당연히 주춤거릴 시기가 됐다는 뜻이다. 선발로 한 시즌을 뛰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개인의 사이클에 대한 축적된 데이터가 없는 상태다.

박 감독도 “그래서 이 시점에서 박현준이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고비를 딛고 일어설지, 아니면 조금씩 더 떨어져 휴식 등의 조치가 필요할지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박 감독은 “일단 지금까지는 최상의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근 3경기에서 계속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다”고 평가하면서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기를 운영해나가는 모습에서 능력을 확인했고, 더 큰 능력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박현준은 이에 대해 “좀 피곤하기는 하지만, 투수는 계속 던지는 사람 아니냐”며 “1군은 풀타임 첫해가 맞지만, 어차피 2군에 있을 때도 계속 던져왔다. 별 문제 없다”고 말했다.

박현준은 최근 2경기에서 타구에 종아리를 맞는 상황임에도 타구를 처리한 뒤 쓰러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그리고는 일어서서 흔들림 없는 페이스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그런 책임감도 에이스가 갖춰나가야할 덕목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박현준이 쓰러지는 순간, 다른 어떤 투수보다 가슴이 철렁했을 것 같다”는 짓궂은 질문에 박 감독은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느냐. 다른 투수가 쓰러져도 가슴은 철렁한다. 이대형이 쓰러졌을 때도 철렁했다”며 웃었다.

잠실|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트위터 @seven7sol)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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