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빅3의 첫승 전쟁…두 남자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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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1일 07시 00분


3전4기 동시출격!…
류현진·윤석민·김광현 활약도

류현진 김광현. 스포츠동아DB
류현진 김광현. 스포츠동아DB
세 번의 선발 등판에서 세 명 모두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한화 류현진과 SK 김광현, KIA 윤석민의 동반 부진이 시즌 초반 화제가 된 것은 이들 세 명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들이기 때문이다.

‘빅3’가 ‘3전 4기’의지로 나란히 뒤늦은 첫 승 사냥에 나선 20일, 이번에는 세 명의 희비에도 균열이 생겼다. 류현진과 윤석민은 웃었고, 김광현은 울었다.

○한화 류현진(대전 롯데전·8이닝 2실점 승리)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 볼넷 2개에 빗맞은 안타까지 겹쳐 1점을 내줄 때까지만 해도 불안했다. 한화는 하루 전, 단 4안타로 12이닝 동안 2점 밖에 뽑지 못하는 등 전체적인 공격력이 떨어진다.

여기에 수비도 안정적이지 못해, 류현진은 상대 타자들보다 더 어려운 ‘심리적 압박감’이라는 내부의 적과 싸워야 한다. 하지만 모처럼 동료들이 힘을 냈다. 마치 ‘위기에 빠진’ 에이스를 구하겠다는 의지로 무장한 듯 2회까지 4점을 뽑아 어깨를 가볍게 했다.

타선이 도와주자, 에이스는 힘을 냈다. 3회 상대 테이블 세터에 연속 안타를 맞고도 클린업 트리오를 범타로 유도, 추가 실점을 허용치 않았다.

7회 2사 2루서 좌중간에 뜬 전준우의 플라이가 김경언의 글러브에 맞고 나와 2루타가 되면서 또 한점을 주긴 했지만, 결국 8이닝 2실점의 빼어난 결과로 그토록 갈망했던 시즌 첫승 기쁨을 누렸다.

직구 최고구속은 150km를 찍었고, ‘명품’서클 체인지업은 연신 상대 타자의 헛방망이질을 유도했다. 경기 후 팔꿈치에 아이싱을 한 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던 그에게 ‘딱 한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달라’고 하자 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이제 시작이다’가 좋겠네요”라고 했다.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살며시 미소를 짓고 고개를 흔들며 “괜찮았다”고 했다. 역시 류현진이었다.

대전 | 김도헌 기자(트위터 @kimdohoney)dohoney@donga.com

○KIA 윤석민(대구 삼성전·6이닝 무실점 승리)

4월 2일 삼성과 개막전에서 윤석민은 8회 이전까지는 배트에 맞히기도 힘든, 말그대로‘언터처블’이었다. 8회 투구수가 100개가 넘으면서 연속안타를 허용했고 3실점하며 강판됐지만 7회까지 볼넷 없이 5안타 7탈삼진이 보여주듯 완벽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은 이후 2경기에서 각각 8실점, 4실점으로 에이스다운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20일 대구 삼성전에서 윤석민은 자신의 강점을 되살리며 6이닝 무실점으로 확실한 부활을 알렸다. 안타를 7개 허용했지만 연속안타는 단 한번도 없었다.

앞선 3경기에서 윤석민은 주자가 있을 때 0.394의 피안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주자가 없을 때 0.282보다 피안타율이 1할 이상 높았다. 이날 경기에서는 1회와 6회 안타 허용 후에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벗어났고 고비 때마다 삼진을 잡으며 흔들림 없이 실점을 막았다.

앞선 2경기와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높은 타점에서 직구를 뿌리며 최고 151km를 기록한 빠른 공에 있었다. 9일 두산 잠실전에서는 5이닝 동안 4사구를 6개나 기록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단 한 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으며 자신감 있게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졌다.

대구 | 이경호 기자(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SK 김광현(문학 LG전·3이닝 6실점 패전)

김광현은 애써 많이 웃으려 했다. 마운드에서 의연하려 안간힘을 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야구의 여신은 매몰차게 김광현을 시험하려 들었다. 문제는 투구수였다. 볼넷이 초반에 거듭 나오면서 투구수가 증가했다.

나중에는 수비까지 꼬이면서 더욱 힘겹게 만들었다. 1회부터 연속 볼넷과 4번 정의윤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제점을 내줬다. LG의 2루 도루 시도 때 포수 정상호가 2루에 송구를 했으나 2루수와 유격수 아무도 커버를 들어가지 않아 1점을 헌납했다.

박용택에게 안타까지 맞아 1회 줄 점수를 다 줬다. 1회에만 33구를 던졌는데 볼이 16개나 됐다. 전열을 정비한 SK가 3-3까지 추격했으나 김광현은 2회에도 22구를 투구했다. 이어 3회 다시 22구를 또 던졌다.

3회 1사 2루에서 이학준에게 1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3루타를 맞은 것은 경기의 운명을 압축했다. 이어 이대형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연속 도루에 폭투까지 나와 마저 3점을 다 내줬다. 7안타 4볼넷 6실점(3자책), 김광현의 첫 승은 또 날아갔고 김 감독의 인내도 결국 4회 김태훈으로의 교체로 끝났다.

문학 |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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