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100호·101호 연속골…‘라이언킹’ 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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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1일 07시 00분


이동국, K리그 6번째 100호골
2골 활약에 전북, 부산에 5-2 대승
“역대 최다 116골 뛰어넘을 것” 포부

전북 현대와 부산 아이파크의 K리그 정규리그 3라운드가 벌어진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이 (골을)넣을 때가 됐죠”라며 운을 띄웠다.

취재진들도 “그런 느낌이다”고 맞장구를 쳤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통산 100호골에 대한 부담감을 주지 않기 위해 그동안 말을 아꼈다고 했다. 스스로가 마음고생이 심할 테지만, 이 또한 스스로 극복해야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지난 해 11월7일 이후 침묵해왔다. 지난 해 포스트시즌 3경기와 올 시즌 정규리그 2경기 등 총 5경기 동안 골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매 라운드마다 이동국의 100호골 달성 대한 얘기가 빠지지 않았다. 선수에게는 부담이지만, 팬들에게는 또 다른 기대감이기 때문이다.

이동국이 오랜 부담감을 떨쳐내고 99호골 이후 6경기 만에 기어코 100호골 등정에 성공했다.

이동국은 0-2로 뒤진 전반 32분 루이스의 패스를 받아 아크 부근에서 왼발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통산 100호골. 이어 2-2 동점이던 후반 19분 에닝요의 오른쪽 코너킥 때 문전에서 통쾌한 헤딩슛으로 101호골을 작성했다.

결승골이었다. 후반 34분에는 단독 돌파에 이은 회심의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맞고 나와 해트트릭은 놓쳤다.

1998년 포항 유니폼을 입은 이동국은 그 해 11골을 넣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13시즌 만에 100호 골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K리그 통산 6번째 기록이다. 성남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2009년 22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르는 등 30대에 들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전북은 이동국의 활약을 앞세워 5-2로 승리, 시즌 2승(1패)째를 챙겼다.

최강희 감독은 “이제 홀가분하게 됐으니, K리그 역대 최다골(116골)을 넘어서는 공격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이동국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다.

다음은 이동국과의 일문일답

-축하한다.

“그동안 동료 선수들도 기대를 하고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바랐던 골이다. 끌려가는 입장에서 골을 넣었는데, 결과적으로 대승을 거둬 상당히 기쁘다.”

-아홉수가 굉장히 길었다. 부담이 컸을텐데.


“특별하게 생각 안 하려고 했다. 하지만 (골이 안 들어가니) 혹시나 그런 게(징크스)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을 정도다. 하지만 오늘 골이 났다. 기록 달성 보다는 골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경기에 나섰다.”

-특별한 골 세리머니가 없었는데.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서 좀 어색했고, 특별한 골 세리머니를 준비한 것이 없었다.”

-표정도 그렇게 밝지가 못하다. 혹시 해트트릭을 놓쳐서인가.

“아쉽다. 프로에서 해트트릭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가 않다. 오늘 골대를 맞힌 것이 아쉽다. 하지만 정성훈 선수가 골을 넣어서 기쁘다.”

-이제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데.


“최대한 많은 골을 넣고 싶다. 선수로서 매 게임 골을 넣겠다는 생각으로 나선다. 그러다보면 많은 골을 넣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골에 대한 욕심을 내고 있다. 매 경기 찬스가 오면 골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개인 최다 골(22골)을 넣은 2009년 보다 몸이 더 좋다는 얘기가 있는데.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온 시간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얘기를 안 하더라도, 도움을 많이 준다. 개인적인 것보다 팀워크를 중시한다. 그런 점에서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전주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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