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마라톤 여자 국내 1위 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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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0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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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11년 서울 국제마라톤에 참가한 대구은행 정윤희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여자부국제3위,국내1위를 차지했다. 2시간 32분 26초
제 2011년 서울 국제마라톤에 참가한 대구은행 정윤희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여자부국제3위,국내1위를 차지했다. 2시간 32분 26초
여자 국내 1위, 국제 3위를 차지한 정윤희(28·대구은행)의 마라톤 인생은 한 마디로 오뚝이 같다.

정윤희는 마라톤 데뷔 무대인 2002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국내 2위, 국제 3위를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기대주였다. 하지만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세계와의 격차를 절감하며 23위에 그친 뒤 발목 부상까지 찾아와 사실상 3년을 쉬었다. 첫 번째 위기를 눈물겨운 재활로 이겨낸 정윤희는 2008년 경주동아국제마라톤에 당당히 국내 2위(2시간37분15초)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다.

마라톤 인생에 서광이 비추는 듯 했지만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2009년 대표팀 훈련 중 종아리 근육 파열돼 다시 은퇴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하지만 정윤희는 다시 재활과 훈련에 매진했고 지난해 경주 동아국제마라톤에서 2시간32분9초로 1위를 하고 이날 국내 1위를 차지하며 재도약했다.

결승점을 통과한 뒤 다리를 절뚝거리며 선수대기실로 향한 정윤희는 "30km 지점부터 종아리가 아파 1등은 상상도 못했다. 35km 내리막에서 (이)선영이 언니를 떠보기 위해 치고나갔는데 우승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윤희의 오뚜기 마라톤 인생의 뒤에는 10년 열애 끝에 2009년 결혼한 남편인 민지홍(한국조폐공사)의 외조가 있었다. 정윤희는 "남편이 없었다면 계속된 부상을 이겨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난해 복귀 무대엔 페이스메이커를 자청해 풀코스를 함께 뛰기도 했다"며 남편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정윤희-민지홍 마라톤 커플은 남편의 군 입대와 연이은 훈련 때문에 못 올린 결혼식을 12월 치룰 예정이다.

정윤희는 "8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신기록을 깨고 메달까지 따 남편에게 결혼식 선물로 바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동아마라톤 챔피언(1985, 1986년) 출신 유재성 대구은행 감독은 "윤희는 부상만 없다면 정신적 체력적으로 완벽하다. 더위에도 강하기 때문에 대구에서 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최보라가 국내 4위(2시간34분13초), 김수진이 국내 5위(2시간40분9초)에 오르는 등 일약 여자마라톤의 강호로 떠올랐다.

국내 여자부 현역 랭킹 1위(2시간27분48초) 이선영(SH공사)은 2시간32분57초로 국내 2위 국제 5위에 이름을 올렸고 20세의 유망주 이숙정(삼성전자)도 2시간34분1초로 국내 3위 국제 7위로 골인하며 선전했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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