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브레이크] 박지성 “케이힐 KO!…‘복싱’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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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3일 07시 00분


내일 한국-호주전 ‘프리미어리거들의 전쟁’
조 1위 운명 건 돌파력·크로스 대결

박지성. 스포츠동아DB
박지성. 스포츠동아DB
8강 진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젠 조 선두를 노린다. 14일 밤 10시15분(한국시간)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릴 한국과 호주의 2011 카타르 아시아 컵 C조 조별리그 2차전의 포인트는 ‘유럽파의 대결’이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들의 빅뱅이 예고된다. 한국은 ‘캡틴’ 박지성(맨유)과 이청용(볼턴)이 선봉장으로 나서고, 호주는 팀 케이힐(에버턴)과 브렛 에머턴(블랙번)이 출격한다.

○박지성 vs 케이힐

엄밀하게 보자면 박지성과 케이힐은 포지션이 같다고 할 수 없다. 박지성이 4-2-3-1 포메이션의 왼 측면 윙어를 맡고 있는 반면, 케이힐은 4-4-2 포메이션최전방 스트라이커 위치에 서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섀도 공격수와 플레이메이커로도 뛸 수 있고, 측면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만능 플레이어.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붙박이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케이힐은 복싱을 하는 듯한 골 세리머니로 유명하다.

하지만 공통점도 있다. 둘은 양국의 정신적 지주라는 사실이다.

일본 J리그를 거쳐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PSV에인트호벤 입단을 통해 유럽 진출에 성공한 박지성은 2003년 이후 줄곧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다. 맨유에는 2005년 입단해 6시즌 째 EPL 무대를 누비고 있다.

케이힐의 경력도 화려하다. 지금은 챔피언십(2부 리그)에 있는 밀월FC 유스팀에 입단한 뒤 밀월 성인팀을 거쳐 2004년 에버턴에 정착했다. 맨유와 에버턴이 주는 클럽 간의 무게감은 비교할 수 없지만 분명 호주 축구가 자랑하는 최고의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월드컵 경력은 2002한일월드컵부터 작년 남아공월드컵까지 3차례 본선을 밟은 박지성이 최근 2개 대회에 출격한 케이힐보다 앞선다.

둘도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서로에게 양 국 운명이 걸려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케이힐은 아시안컵 예선 첫 경기 인도전에서 2골을 넣었다. 아시안 컵 출전을 위해 도하에 입성하며 케이힐이 “박지성은 아주 훌륭한 플레이어”라고 하자 박지성 역시 “케이힐은 대단히 위협적인 공격 본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이청용 vs 에머턴

이청용(볼턴)과 에머턴(블랙번)은 겹친다. 대신 마주할 기회는 없다. 나란히 오른쪽 날개로 활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국 공격 대부분이 오른 측면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둘을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호주는 단조롭지만 선 굵은 크로스로 공격을 시작하는데, 에머턴이 핵심 멤버라고 할 수 있다. 인도전에서 에머턴은 2개의 어시스트를 올렸다. 전체 56개의 크로스 중 7개를 자신이 직접 띄웠고, 과감한 침투와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케이힐과 79년생 동갑내기 에머턴은 백전노장. 이에 반해 이청용은 23세다. 실력은 누가 우위라고 말할 수 없다. 경험은 에머턴이 오래됐지만 이청용도 볼턴에 입단하자마자 주전을 꿰찼고, 종종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명성을 떨치고 있다. 불과 두 시즌 만에 리버풀 등 명문 클럽들이 탐낼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에머턴이 ‘지는 해’라면 이청용은 ‘떠오르는 태양’이다.도하(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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