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이젠 그의 발끝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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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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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 꺾은 조광래號공격라인 핵으로 부상지성-청용과 호흡 잘맞아… 유기적인 플레이 강점

지난해 12월 30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한국 축구는 부상 중인 박주영(모나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여러 조합을 테스트했다. 김신욱(울산)을 선발로 최전방에 세웠고 후반에는 손흥민(함부르크) 지동원(전남) 유병수(인천)를 테스트했다. 한국의 공격은 전반엔 답답했고 후반엔 좀 나았다. 후반 37분 지동원의 결승골 덕분에 1-0으로 이겼다.

잘 드러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이 가장 극찬했던 선수는 후반에 교체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구자철(제주·사진)이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그가 들어오면서 한국이 미드필드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지동원의 결승골도 사실상 구자철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평점 9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구자철은 조광래 감독의 높은 기준도 통과한 모양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만 섰던 그가 ‘조광래호’ 공격라인의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대표팀이 아시안컵 출전을 앞두고 5일 치른 알자지라 클럽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조 감독은 구자철을 원톱 지동원을 받치는 처진 스트라이커로 전격 기용했다. 이른바 ‘구자철 시프트’의 가동. 이날 한국은 이청용(볼턴)과 기성용(셀틱)이 연속 골을 넣어 아랍에미리트 프로축구 선두 팀인 알자지라를 2-0으로 이겼다.

슛과 패스,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 모두 좋은 박주영이 부상으로 빠진 것은 대표팀에는 굉장한 손실이다. 그 대신 조 감독은 노련한 박지성을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에 세우는 ‘박지성 시프트’를 시리아전 초반에 시도했지만 박지성이 상대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대안으로 구자철 카드가 떠올랐다. 지난해 K리그에서 12개의 도움으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한 구자철은 주변 동료들과 세밀하고 유기적인 플레이가 좋은 데다 슈팅 능력도 겸비했다.

이날 구자철 좌우에 박지성과 이청용이 서면서 공격 라인은 이가 잘 맞는 톱니바퀴처럼 제대로 돌아갔다. 지동원은 “자철 형이 공을 많이 받아주고 전방으로 폭넓게 움직여줘 좋았다”고 말했고 조 감독도 “박지성 이청용 등 다른 동료들과의 호흡이 잘 맞았다”고 평했다.

조 감독은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베스트 11이 거의 확정됐다고 말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구자철의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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