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손해…현금거래 정말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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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1일 07시 00분


넥센발 연쇄 트레이드 예고?

양팀“선수만 바꿨다” 불구 의혹 증폭
현금 개입 확인못해 유사사례 가능성

넥센발 연쇄 트레이드가 다시 시작된 것일까. 넥센은 20일 투수 고원준(왼쪽)을 롯데에 내주고 투수 이정훈(가운데)과 외야수 박정준(오른쪽)을 데려왔다. 스포츠동아DB
넥센발 연쇄 트레이드가 다시 시작된 것일까. 넥센은 20일 투수 고원준(왼쪽)을 롯데에 내주고 투수 이정훈(가운데)과 외야수 박정준(오른쪽)을 데려왔다. 스포츠동아DB
넥센발 연쇄 트레이드가 또 시작된 것일까.

넥센은 20일 롯데에 우완투수 고원준(20)을 내주고 불펜투수 이정훈(33)과 외야수 박정준(26)을 받는 1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고원준은 올해 30경기에서 주로 선발로 활약하며 5승7패, 방어율 4.12를 거둔 유망주. 반면 이정훈은 올시즌 롯데의 집단 마무리 체제의 한 축을 떠맡긴 했지만 43경기에서 3승9패1세이브5홀드, 방어율 6.85로 부진했고 박정준은 고작 2게임 출장에 그쳤다.

넥센과 롯데는 트레이드를 발표하면서 한 목소리로 ‘현금이 끼지 않은 정상 트레이드’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넥센은 고원준을 보내는 대신 “올 시즌 세이브 1위 손승락을 내년 시즌 선발로 전환하고, 이정훈을 마무리로 기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11월 초 대표팀 훈련을 위해 부산에 머물 때 양승호 감독과 트레이드에 대해 처음 의견을 교환했고,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뒤 구체적으로 구단을 통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넥센 조태룡 단장 역시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손승락의 선발전환이 용이해졌다. 현장에서 요구가 있었기에 트레이드 과정에서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외형상 이번 트레이드는 완결된 구조를 갖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날 양 구단의 트레이드 합의 사실을 구두로 통보 받은 뒤 ‘별다른 하자가 없다’며 승인해줬다. 그러나 향후 어떠한 후폭풍이 몰아닥칠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롯데와 넥센이 트레이드 과정에서 현금을 주고받았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는 만큼 향후 관심사는 오히려 이와 유사한 형태의 ‘넥센발 트레이드’가 되풀이될지의 여부에 모아진다.

넥센은 2008년 11월 장원삼을 삼성에 30억원에 팔려다 실패한 뒤 지난해 말 아예 ‘판을 키워’ 장원삼 외에도 당시 에이스 이현승과 중심타자 이택근을 각각 두산과 LG에 파는 수완을 발휘했다.

장원삼-이현승-이택근의 빅3를 동시에 처분하면서 단숨에 목돈 55억원을 ‘펀딩’ 받은 바 있다. 고원준 트레이드를 계기로 외형상 선수간 맞교환으로 포장한 제2, 제3의 넥센발 트레이드 개연성까지 부인할 수는 없는 근거다.

게다가 시즌 중반부터 불거진 유격수 강정호의 KIA행과 손승락의 롯데행 또는 LG행 가능성이 스토브리그 들어서도 수그러들지 않던 상황에서 ‘성동격서’처럼 고원준의 이적이 성사된 대목도 수상쩍다. 강정호와 손승락의 트레이드가 여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부담을 느끼던 터에 고원준 카드를 꺼내든 정황이 최근 들어 속속 감지됐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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