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탄 커플' 임희남-김하나, 백년가약 맺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2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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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녀 육상의 간판 스프린터 임희남(26.광주광역시청)과 김하나(25.안동시청)가 12일 화촉을 밝혔다.

'총알 탄 커플'은 이날 오후 2시 서초구 잠원동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백년가약을 맺고 육상계 선후배들의 축하 속에 부부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2005년 인천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합숙훈련 때 가까워진 둘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서울(임희남)과 안동(김하나)에서 떨어져 살았지만 전화로 사랑을 키웠고 2년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임희남-김하나는 현재 공개된 허들 커플인 이연경(29.안양시청)-이정준(26.경찰대), 도약 커플인 정순옥(27.안동시청)-지재형(26.문경시청) 중 가장 먼저 식을 올렸다.

남녀 100m에서 수년째 국내 정상을 지켜온 임희남과 김하나는 지난해 한국그랑프리육상대회에서는 100m를 동반 석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키 188㎝로 한국 단거리 선수로는 우수한 체격을 갖춘 임희남은 일찍부터 해묵은 100m 한국기록을 깰 0순위 후보로 꼽혔다.

2007년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100m 준결승에서 10초36을 기록해 서말구가 1979년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작성한 10초34의 벽을 넘을 기대주로 단숨에 자리매김했다.

당시 초속 2.1m의 바람이 분 탓에 기준풍속(초속 2.0m 이하)을 넘어 기록이 공인되지는 못했지만 한국 신기록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게 했다.

이후 꾸준히 10초4~5대를 찍다 올해 6월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한국에서 두 번째로 빠른 10초32를 찍었다.

31년 만에 탄생한 한국 신기록의 영광은 같은 대회에서 10초31, 10초23을 연거푸 기록한 김국영(19.안양시청)에게 내줬으나 단거리 대표팀 맏형으로서 멈추지 않고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 관계자들에게 큰 믿음을 안겼다.

김하나는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트랙의 여왕이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100m와 200m, 400m, 1600m 계주에서 4관왕을 달성해 육상 단거리 선수로는 최초로 전국체전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특히 200m에서 23초69를 찍어 23년 만에 한국기록을 갈아 치웠다.

올해에는 발목을 다쳐 제대로 뛰지 못했고 대표팀 훈련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우울증까지 겹치면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소속팀에서 지친 심신을 달랜 만큼 내년 대구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제 기량을 펼칠 것으로 평가받는다.

육상인들도 둘의 결합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서상택 대한육상경기연맹 홍보이사는 "육상이 개인 종목이다 보니 선수끼리 결혼한 사례가 많다. 특히 결혼한 다음 시너지 효과를 내 기록과 성적에서 모두 좋아지는 경향이 짙다"며 "세계선수권대회가 코앞인 만큼 각자 훈련 탓에 떨어져 살겠지만 둘 다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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