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신영은이 “하루에도 열두 번씩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는 지옥훈련을 견뎌내고 19일 드디어 싱글스컬 남녀 결선에 출전해 메달 사냥에 나선다. 광저우=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태권도 종주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광저우 아시아경기 태권도 경기 첫날인 17일 한국은 3명이 출전해 두 명은 1회전에서 탈락하고 한 명은 은메달을 땄다.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하면서 한국은 남녀 6체급씩 총 12개 종목에서 8개의 금메달을 딴다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도하 대회 때는 금메달 9개를 수확했다.
한국은 장경훈(수성구청)이 남자 74kg급 1회전에서 이란의 알레자 나스라자다니에게 1-4로 진 데 이어 여자 46kg급의 황미나(동아대) 역시 1회전에서 대만의 황셴융에게 2-6으로 져 탈락하면서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다행히 남자 87kg급의 박용현(용인대)이 부전승으로 8강전부터 시작해 결승까지 올랐으나 2006년 도하 대회 우승자인 이란의 유세프 카라미에게 3-4로 지면서 금메달 시동을 거는 데 실패했다.
결국 이날 열린 남녀 두 체급의 네 종목에서 이란이 2개의 금메달을, 중국과 대만이 1개의 금메달을 나눠 가졌다.
첫날 부진에 대해 류병관 대표팀 감독은 “전자호구 시스템이 처음 도입됐고 조직위원회가 경기 시작 이틀 전 스케줄을 뒤흔든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아시아경기에서 처음 선보인 전자호구 시스템(보호 장비와 신발에 전자 센서를 달아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은 이미 대회 개막 전부터 한국의 성적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됐다.
국내 대회에서는 ‘KP&P’ 제품이 사용되는데 이번 대회에는 한국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는 ‘라저스트’ 제품이 채택됐기 때문. 류 감독은 “대회 개최 한 달 반 전에야 사용 제품을 통보받았다. 강한 가격보다 정확한 터치와 요령이 필요해 선수들이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란이나 중국에선 몇 년 전부터 라저스트 제품을 사용해 훨씬 유리하다는 것.
또 류 감독은 “경기 시작 이틀 전에 조직위가 체급별 대회 스케줄 거의 절반을 바꿨다”며 “경기 당일에 맞춰 체중과 컨디션을 조절하는 체급 경기에서 막판에 스케줄을 바꾸는 것은 거의 만행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감독은 “한편으론 국제 경험이 별로 없는 선수들이 첫날 경기에 많이 긴장했던 것도 부진한 이유”라며 “선수단엔 쓴 약이 됐다. 경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