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아경기]사이클, ‘두바퀴 사제’ 금빛 교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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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추발 1위 합작, 조호성-장선재

사이클 단체추발은 금메달 0순위로 꼽혔다. 4년 전 도하에서 우승했던 데다 이번에는 한국 사이클을 대표하는 조호성(36·서울시청)과 장선재(26·대한지적공사)가 동반 출격하기 때문이다.

조호성 장선재와 박선호(26·서울시청), 황인혁(22·금산군청)이 팀을 이룬 한국 사이클 남자 대표팀은 16일 광저우대학타운 벨로드롬에서 열린 4km 단체추발 결승에서 4분7초872를 기록하며 홍콩(4분10초859)을 여유 있게 제치고 우승했다. 14일 개인추발에서 2연패를 달성한 장선재는 단체추발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사이클 사상 최초로 2관왕 2연패에 성공했다.

팀원으로 출전했지만 조호성은 장선재에게 스승이나 다름없다. 둘은 2001년 처음 만났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0km 포인트레이스에서 한국 사이클 사상 최고였던 4위에 오르는 등 당시 이미 사이클 간판스타였던 조호성이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프랑스에 고교 2학년이던 장선재가 무작정 찾아가 배우기를 자청한 것. 조호성은 사이클 풋내기인 장선재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한 달 동안 함께 지내며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장선재는 “우상이었던 분과 함께 훈련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가슴 벅찼다”고 말했다.

조호성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포인트레이스와 매디슨에서 2관왕에 올랐다. 장선재는 그런 조호성을 보며 꿈을 키워나갔다. 조호성도 후배이자 제자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장선재의 실력은 일취월장했고 2004년 조호성이 경륜으로 전향하면서 생긴 아마추어 사이클의 간판 자리는 자연스럽게 장선재에게 넘어갔다.

한 해 상금으로만 2억 원 이상을 벌며 ‘경륜 황제’로 군림하던 조호성은 지난해 아마추어로 복귀했다. 마음 한구석에 늘 아쉬움으로 남았던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프랑스에서 인연을 맺은 둘은 대표팀에서 다시 한솥밥을 먹었고 결국 아시아경기 동반 금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조호성은 “후배들과 함께 정상에 올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장선재는 “어렸을 때부터 조호성 선배와 함께 뛰는 것이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면서 금메달까지 따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조호성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한국 사이클 최초로 3개 대회 연속 금메달(4개)을 땄다. 장선재는 2006년 도하 대회에서 한국 사이클 사상 첫 3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를 포함하면 둘의 금메달 수는 5개로 같다. 한국 사이클을 이끄는 두 거목의 메달 레이스가 흥미롭다.

광저우=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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