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인3종의 간판 허민호(20.SC 제일은행)가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성인 무대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허민호는 14일 중국 광저우대학 스포츠타운 내 철인3종 경기장에서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 등 총 51.5㎞의 올림픽코스로 치러진 남자부 결승에서 1시간54분10초를 기록, 참가 선수 22명 중 5위에 머물렀다. 김주석(21.대전시청)은 허민호보다 21초 늦은 6위로 들어왔다.
이로써 한국 철인3종은 전날 여자부에서 장윤정(22.경북체육회)이 동메달 1개를 수확한 것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해까지 3년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를 제패했고 특히 2년 전 이곳에서 열린 대회에서 정상을 밟았던 허민호는 이날 수영을 1위로 마쳤고 두 번째 종목 사이클까지 2위를 달려 금메달 꿈을 부풀렸다.
그러나 최대 분수령이던 달리기에서 초반까지 일본 선수들과 선두권을 형성했지만 이후 체력 열세를 드러내며 메달권 바깥으로 밀렸다. 아쉬움이 남는 레이스였다.
6살이던 1996년부터 수영을 시작한 허민호는 인공호수를 2번 왕복하는 수영에서 19분02초만에 헤엄쳐 가장 먼저 사이클로 갈아탔다.
5.7㎞ 구간을 7바퀴 도는 사이클에서 허민호는 1시간으로 주파, 수영을 합친 기록에서 2위로 밀렸지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일본 선수 2명과 3파전을 벌여 마지막까지 명승부를 예고하는 듯했다.
하지만 2.5㎞ 구간을 4차례 왕복하는 달리기에서 허민호는 1바퀴를 돈 뒤 뒤로 처졌고 지구력이 좋은 카자흐스탄 선수 2명에게 3~4위 자리마저 내주며 완주에 만족해야했다.
최종 1위부터 4위가 달리기에서 31분대를 기록한 반면 허민호와 김주석은 33분대에 그쳤고 결국 메달과 직결됐다.
정현수 대표팀 코치는 "달리기 첫 바퀴에서 오버페이스를 한 게 패인"이라고 말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리스트로 2005년부터 대표팀 감독을 맡은 체코 출신 얀 레훌라 감독은 "결과는 썩 나쁘지 않았지만 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2년 전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호소다 유이치(26)가 1시간52분15초를 찍고 2년 연속 아시아 무대를 휩쓴 팀 동료 야마모토 료스케(31.1시간52분41초)를 꺾고 우승했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뒤 약물 복용이 적발돼 2년간 출전이 정지됐다 돌아온 노장 드미트리 가그(39.카자흐스탄)가 동메달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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